올초 28년간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을 한 남편은 시린 마음 추스르고 내일을 대비한다며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핸드폰도 두고 가고
연락처도 남기지 않아 걱정을 하면서도 여행하는 동안 마음의 찌끼를 다 버리고 귀가 하기를 바랬습니다.
집에 온 남편은 S대학에서 '국인을 위한 한국어 지도자 과정' 공부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좀 쉬면서 그동안 열심히 일하느라 소진된 건강회복에 힘쏟기를 바랬지만 한 번 흘러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며 자신을 채근했습니다.
6월엔 남편이 그동안 일한 경력을 인정받아 재취업을 했고 직장에 다니면서도 일 주일에 두 번은 대학에서 강의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결혼하고 나면
둘이서 몽골이나 동남아시아에 가서 한국어 강사로 자원봉사를 하고 살자는 남편!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그가 편히 쉴 수 있도록 해 주고, 그의 시린 마음을 보듬어 주는 작은 일뿐입니다.
언제나 그가 가는 곳에 함께 가고 그의 곁에서 작은 바람막이라도 해 주며 남은 인생을 나누려고 합니다.
사랑합니다.
당신이
당신이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