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영화 ‘도가니’를 봤습니다. 예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였던 빅 이슈를 다룬 영화여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몰라도 될 것 같은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된 듯 기분이 썩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밤 평소와 같이 TV 리모컨을 들고 채널을 돌리다 우연하게 현수성이라는 사람에 대한 프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일본 최대의 환락가인 신주쿠의 카부키초에서 ‘카케코미테라’라는 사설 민간구호소를 운영하는 재일 한국인의 삶에 대하여 조명한 프로였는데, TV를 보는 동안 최근에 접하기 힘든 감동을 얻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현수성은 여덟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부모가 이혼을 하고,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성장하여 야쿠자와 같은 삶을 살아가다가, 우연한 기회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어 남을 위한 생을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신주쿠 지역에서 폭력, 협박, 갈취 등에 고통 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피난처 역할은 물론 그들이 새로운 인생을 살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사회에서 소외되고 상처받은 사람들
을 감싸 안았습니다.
<출처: 현기증>
현수성의 이러한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었고, 현재는 무려 1만 8천여 명의 사회적 약자들을 보살피고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여,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큰 주목을 받아 그의 실화들이 책으로도 출간되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일본인들에게 많은 존경과 찬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최근 개봉한 ‘도가니’에서 보여지듯이 사회적 약자들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목적을 위하여 보여주기 식의 선행을 일삼는 사람들로 인하여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기사와 뉴스를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현수성과 같은 사람이 정말 많을 텐데 주목 받지 못하는 현실에 대하여 잠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현수성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 사람을 구하는 일은 번거롭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대가도 없을 지 모르지만, 한 사람을 구함으로써 이 세상이 변화하는 것입니다. ‘단 한 사람을 일으키는 일’을 저는 슬로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출처: 현기증>
저는 현수성씨의 말씀을 들으며,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등록금과 취업문제로 괴로워하고, 가난을 이기지 못하여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 갈 곳과 의지할 곳을 찾지 못하는 독거노인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인하여 죄인 아닌 죄인 취급 받는 살고 있는 사람들…
주변의 수 많은 약자들을 나는 어떻게 생각하며 살고 있을까? 아니, 그들의 삶에 관심이라도 주었던 적이 있었는가…
흔히들 말하는 ‘가난은 나랏님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속담으로 나의 무관심을 포장하고 살아가면서, 그저 값 싼 동정심으로 그 들을 바라보던 저의 모습과 국민으로부터 세금을 걷어가면서 이러한 일들을 해결하지 못하는 정부를 값싼 의협심으로 비판하던 제 모습들이 한 없이 부끄럽게만 느껴졌습니다.
제 앞가림도 잘 못하면서 어떤 이의 삶을 구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시작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만, 제 딸 아이가 살아갈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지고, 그 후손이 살아갈 이 땅이 더욱 살만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냥 세상의 어두운 면을 비판만 일삼는 비겁함은 이제 떨쳐 버리고, 현수성씨처럼만큼은 아니더라도 무게를 덜어줄 수 있는 작은 시작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