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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위해 만든 아빠의 선물


BY 아자 2011-11-24

 

저희 남편은 건축회사에 다녀서 현재 해외 발령 중입니다.
지금 떠나있는 곳이 가족들을 데리고 가기에는 살기가 힘든 나라라서
어쩔 수 없이 이산가족이 되어 살고 있는데요.
처음엔 아들과 매일 둘이서 집에만 갇혀서 있다보니
우울증이 올 정도로 힘들었어요.ㅜ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같은 동네 엄마들과도 정보도 나누고
만나서 놀러다니고 하다 보니까 조금씩 기운이 나고 씩씩해 졌어요.
물론 남편과도 매일 인터넷으로 화상통화를 하면서 아들에게 아빠 얼굴 잊지 않게 해주었고요.
그런데 지난 주~~ 에 드디어 남편이 휴가를 얻어서 한국에 돌아왔답니다.
근데 한국엘 오면 뭘해요.
왜 그렇게 만날 사람이 많고, 챙겨야 할 사람도 많은지...
 
아들이랑 많이 놀아주고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주길 바랬는데..
너무 서운한 맘이 앞서서 엄청 싸웠는데요.
 
방에서 한참 울다가 나가보니
이 사람이 어디가서 뭘 사왔는지 열심히 뭘 만들고 있더라고요.

 

 

 

  
뭐냐고 물어보니까 카메라를 내밀면서 자기 만드는 걸 좀 찍어달라더군요.
 
뭔가 표정이 비장하길래 저도 더 이상 안묻고 사진을 찍어 줬어요.
자세히 보니 집에서 아이가 잘 가지고 노는 껌통이 있었는데..
 


 
거기에 아들이 젤 좋아하는 캐니멀 캐릭터를 오려서 붙이고 있었어요.
말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를 어떻게 알았는지.. 
 
 
 
 
 
정성스럽게 자르고 붙이고..
저렇게 예쁜 저금통이 만들어졌네요..
 
 
 
 
그리고는 아들에게 쥐어주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 OO야 아빠 생각날 때마다 여기 동전 하나씩 저금하고 있어.
이거 꽉 차면 아빠가 또 와서 새로 또 만들어줄게~ "
 
아빠가 필요할 나이에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얼마나 안타까웠을지..
또 가장 아이가 쑥쑥 성장할 나이에 그 모습을 직접 볼 수 없는 심정은 어떨지.
사실 제일 속상한건 남편이었을 텐데 말이죠..
 
그래서 이런 선물을 만들어준 모습을 꼭 기억해주길 바래서
사진으로 남겨놓길 바랬던 거 같아요.
 
그렇게 남편은 다음 날 다시 먼 길을 떠났고.
아들녀석은 지금 옆에서 아빠가 준 저금통을 가지고 놀고 있어요~
 
 
 
그런데 요녀석이 아빠보고 싶다고~ 돈 저금할 거라고 매일 졸라대서
생각보다 빨리 통이 차버릴 것 같아요.^^
남편이 약속을 꼭 지킬 수 있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