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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통신대학교로 시작한 20살의 첫 대학생활


BY 순엄마 2012-01-04

벌써 방송대 생활을 시작한지 1년이 되었네요~
처음 출석수업을 들을 땐 정말 쑥스러웠습니다.
저처럼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들어온 사람은 별로 없었고,
나이 드신 아줌마 아저씨들이 많아서 당황하기도 했었죠 ㅎㅎ
 그냥 주눅이 들더라구요^^


워낙 수줍음도 많은데 교수님들은 왜 관광학과에 지원했냐고 물어보시고…….
뭐라고 해야 할지 생각은 안 나고…… 대충 얼버무려 말했는데 기억도 잘 안 납니다.
앞에 앉은 몇 명은 뭐라고 말도 잘 하던데…… 내 손에는 땀만 나고……

 

 


 

고등학교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서 처음엔 무진장 힘이 들었습니다.
 그땐 또래가 많고 그냥 조용히 앉아만 있어도 됐는데...... 
지금은 친구도 없고 그냥 빨리 끝나서 집에 가고만 싶었죠 ㅎ


쉬는 시간에 자꾸 어른들이 말도 걸어오고, 내가 가장 어려서 귀엽다고, 딸 같다고......
싫은 건 아닌데 그냥 어색해서 조용히 수업 듣다가 사라지곤 했었죠 ^^;;


그런데 점심을 먹는 식당에서 제가 총무가 되었답니다. ^^;;
 사양도 했는데, 가장 어리다는 이유로말이죠~
아주머니들이 너무 막무가내로 결정하시고~
제가 원래 거절도 잘 못하고 해서 결국 총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네요.
 일 때문에 연락을 하다 보니 동기분들과 친해지게 되고
알아서 말을 걸어주시니까 편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점심 혼자 먹을까봐 학교 가기 며칠 전부터 고민했었는데 아~ 극복!! ^^

 

작년에 대학시험에 떨어졌을 때, 재수를 하고 싶었죠.
그런데 아빠 장사도 잘 안되고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생도 있고 해서 방송통신대를
지원했습니다.  첨엔 방송대는 며칠만 학교에 가면 되니까 좋을 거라고만
생각했는데...시간이 너무 남아서 오히려 힘들었습니다. 대학생활로 바쁜 애들 보면 기분도
자꾸 다운 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잘 된 것 같아요.  덕분에 아빠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이 돈
모아서 나중에 편입할 때 입학금 하기로 했습니다. 역시 효녀인 것 같아요 ㅋㅋ) 동영상
강의는 제가 시간될 때 하면 되니깐요… (자꾸 밀리기는 하지만요^^;;)

 

 

 


그런데 출석수업에 나가고 총무가 되다 보니까 갑자기 너무나 바빠졌어요. 
매주 스터디까지 다니게 되었거든요 ㅋㅋ
제가 총무만 아니었어도 아마 스터디를 자주 빼먹었을 지도 몰라요.
이제는 여기저기 스터디에 끌려 다니다 보니까 어려운 공부도 쫌 쉬워졌고
 막막하던 시험공부도 적응이 된 것 같아요.


재미있는 건 동기 아줌마들이 스터디 할 때마다 뭘 싸가지고 오시는데,
그 메뉴가 정말 가지가지예요. 
자꾸 먹을 것을 주시는데 처음엔 좀 사양했다가 이젠 그냥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한번은 스터디 내내 군고구마 냄새가 나더라구요……
그 날 따라 배가 많이 고팠는데 말이죠^^;;
쉬는 시간에 ‘총무 수고 많다’며 저에게 제일 먼저 군고구마를 주셨는데
  다 알아서 해주셔서 총무랄 것도 없지만… 기분만은 좋았습니다 ^^


시험기간이라 다들 정신 없는데, 프린트라도 잘 챙겨드리려고 합니다.
  시험이 빨리 끝나면 고등학교 멤버들이랑 어디든 놀러 가서 충전 좀 해야겠어요.


시험 잘 보세요. 여기 맛있는 고구마 드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