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수업이 있던 일요일 오전
평소 같으면 일요일이라 늦잠을 자던 저는
평소와는 다르게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학교로 향했어요.
그날은 방통대에 입학하고 첫 출석수업이었지요.
너무 서둘렀는지 1시간이나 일찍 학교에 도착했는데,
시간 보낼 곳을 찾다가 던킨도너츠에서 도너츠로 간단히 아침을 먹기로 했죠.
제 눈에는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수업들으러 온 사람들 같이 보이더군요~^^
여유있게 강의장을 찾아 올라가니 벌써 여러 사람들이 강의장에 앉아 있었어요.
낯익은 사람들도 있었고 처음보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그때 과대표가 저에게 커피와 과자를 전해주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커피를 마시지 말^^;;
저 이후에도 강의장으로 속속 들어오는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어떤 분이 아이 손을 잡고 강의실로 들어오셨어요.
수업에 오면서 아이를 데리고 오나 싶어 신기하게 생각했었는데.
언제나 수업이 있을 때 마다 아이를 봐주던 남편이 오늘은 출장을 갔다고 하네요.
다들 아이에게 관심도 보이고 이뻐해 줬어요..
수업이 시작되기 전 교실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끌벅적했어요.
제가 생각했던 대학 교실과는 분위기가 달랐지만 정감이 있어 좋았어요.
그렇게 강의가 시작되었는데…
30분쯤 되었을까? 아이가 칭얼거리기 시작했어요.
심심하다고 밖에 나가고 싶다는 거였지요.
4~5살 아이에게 어른들의 강의가 재미 없을만도 했지요^^.
교수님은 웃으며 아이 편이 되어 주셨어요.
밖으로 나간 두사람은 수업이 다 끝나갈 때쯤 교실로 다시 나타났는데,.
교수님은 그날 출석을 인정해 주시더군요.
‘맘씨도 좋으신 우리 교수님...’
그날 강의 주제는 컴퓨터그래픽 수업이었는데
교수님의 강의는 4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르게 흥미로웠어요.
딱딱한 강의가 아닌 현업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거든요.
인터넷에 수강신청 강추 라고 되어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답니다.
드디어 강의가 끝나고...
아까 그 아기엄마가 간식을 싸왔다며 큰 가방을 꺼내시더라구요~
우리는 책상을 옮겨 큰 테이블을 만들고 교수님과 함께 둘러 앉았죠.
그런데 가방에서 나오는 것은 파전과 김밥 샌드위치, 반찬 등…
남아있던 20여명의 사람들이 모두 먹기에 충분한 음식들이었어요.
그리고 과대표는 벌써 막걸리를 준비해 왔더군요.
물어보니 그 아기엄마가 수업이 있을때면 항상 먹을 것을 준비해 왔다더군요.
어쩜 저는 이런 사람냄새가 있는 수업을 바라고 있었나봐요.
몇 번 수업을 듣고 나서부터는
혼자 뻘쭘하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시간을 때우기보다
빨리 강의실로 들어가서 학우분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곤 했답니다.
이제 방학인데 벌써 다음 수업이 기다려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