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에 머물 때 배는 언제나 안전하다.그러나 그것은 배의 존재 이유가 아니다.
--존 A. 셰드--
안전한 삶을,편안하기만 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 줄 알지만,
금수저는 아니더라도 은수저라도 물고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것은 한낱 환상일 뿐일테고,
금수저,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조차 안전하게만,편안하게만 살려고 하면 탈이 나고 만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을 저급하게 여기고,편안하게 살기만을 추구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암기하느라 청춘을 허비하고,
일단 원하는 자리에 오르면 정체는 곧 후퇴임을 모르는지 안전하게 머물려고만 한다.
당장은 항구에 머물기만 하는 것이 안전하고 편안해 보이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부식이 되고 엔진에 녹이 슬면서 배는 기능을 상실하고 만다.
파도를 헤치며 위험을 무릅쓰고 항해를 하는 배는 끝없이 개선을 해가며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기에,
머물기만 한 배는 성능이 뒤쳐지게 마련이고,정작 항해를 하려하니 경쟁력이 한참 퇴보돼 있다.
우리네 인생이 그렇지 않을까?
당장 먹고 살만하다고 항구에 머무는 배처럼 안일을 향유만 하려다간 길고 긴 인생에서 퇴보하게 되고,
결국은 정신적으로,육체적으로 병이 들어 불행해지고 말 것이다.
끝없이 추구하고 모색하며 공부하고 일하지 않으면 반드시 탈이 나게 마련이다.
보고 있지 않은가?
열심히 일을 하다가 나이가 돼서 퇴직을 한 사람이,그리도 원하던 놀고먹기에 심취하다보면,
부쩍 늘어가는 흰머리에 노쇠한 육체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을...
사고와 행동을 멈추는 순간부터 우리네 인간은 병들게 생겨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끝없이 닦고 조이고 기름을 쳐줘야 기계가 오랫동안 잘 돌아가는 것처럼 ,
우리도 끝없이 사고하고 행동하고 성찰하며 개선을 추구하는 삶을 추구해 가얄 것이다.
나의 조부께선 아흔여덟에 돌아가셨다.
말년의 보금자리를 산자락의 아담한 고택에 트시고,할머니랑 두 분이 오손도손 사시다 가셨는데...
자손들이 사는 곳의 중앙부위쯤의 허름한 집 두 채를 사셔서 한 채를 헐어버리시고 ,
돌담으로 둘러쳐진 안 마당에 텃밭을 일구시며 소채류는 자급자족을 하셨다.
그리곤 남는 것을 처마밑에 저장해 두시곤 며느리들이나 손자며느리들이 오면 각자의 몫을 나눠주시며 행복해 하셨다.
당신들이 아직도 자손들에게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한없이 행복하신 듯 했다.
사실 유기농으로 재배하신 것이라 ,볼품도 없고 ,다듬기가 귀찮아서 얼른 손이 안 가는 것들이었지만,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귀한 것들이었기에 주는 당신들이나 받는 자손들 모두 행복했었다.
할아버지께선 틈틈이 지게를 지시고 산에 올라 쓰러진 나무 등을 베어다 나르셨다.
돌담을 따라 주욱 쌓아두시고 군불을 때가시며 난방도 하셨더랬다.
현대의 자연파괴의 전리품인 첨단제품들도 최소한으로 소유하시며 늘 움직일 수 있는 것을 좋아하셨다.
늘 흙이 묻어 있는 손발과 ,돌담을 따라 가지런히 쌓인 장작더미는 그 어떤 예술작품보다 아름다웠다.
자주 찾아 뵀었지만,올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셨음인지
먼발치로 쳐다보시면서 하염없이 우시곤 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러다 할머니께선 텃밭에서 김을 매시다가 밭 한가운데서 열무밭에 누워서 주무시는 듯 돌아가셨고,
할아버지께선 1년을 버티지 못하시고 할머니 뒤를 따라 가셨다.
그 피를 물려맏아서일까?
난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는 피곤한 스타일의 사람이다.
뭐든 해야만 직성이 풀리고,뭐라도 읽거나 쓰거나 생각에 골몰하는 것이 즐겁다.
할 일을 찾아다니며 하는 피곤한 스타일인 것이다.
심지어는 일부러 불편함을 즐기는 편이기까지 한데...
뛰어난 두뇌능력이라도 개발해뒀더라면 길거리나 쓸고,쓰레기 분리수거나 할 시간에 인류에 기여할 좋은 결과물을 고안해내겠지만,
평범한 촌부인 마당이고 보니...나름대로 의미도 있고 보람차기도 한 일들로 소일을 한다.쉬지 않고...
그렇게 뭔가 할 때라야 스스로 정체성을 찾게 된다.
존재 이유를 찾게 되는 것이니...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말이 있다.
존재하기 위해 먹는다고 봤을 때,먹는 행위는 존재의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그 먹는 행위에 앞서 일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일하지 않으면 존재 이유조차도 찾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해석하면 과도한 것일까?
어떤 결과물이 따라주는 것만을 일로 생각하지 말자.
할 일이 없어서 집에서 빈둥댄다는 소리를 하지는 말자.
뭔가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고,기쁨을 얻을 수 있고 ,사회에 기여까지 하는 것이라면 뭐든 가장 귀한 일일 수 있는 것이다.
어제 텔레비전에서 수십 년을 하루같이 열일곱 시간동안 길거리를 쓸고 또 쓸며 청소를 하는 추레한 노인을 봤다.
누가 시키지도 않고,누가 월급을 주지도 않지만,그게 자기의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일정한 거리를 돌고 또 돌며 청소하는 그...
너무 바빠서 머리를 깎을 새도 없다며 쉬지도 않고 돌고 또 돌며 자기 구역(?)을 청소하는 그...
가지가 잘라진 나무가 안쓰러워, 종이배를 만들어 길거리의 껌을 떼어다 나무에 붙이며 상처를 감싸주는 순수한 그의 마음...
누가 그를 바보라고 손가락질 하고 비웃을 것인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그를...
자신의 존재 이유를 누구보다 잘 깨달아 실천하고 있는 그를 누가 어리석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인가?
나더러 왜 누구도 못해낸 친일파 청산 문제에 매달리느냐고 지적질을 해댄다.
길거리의 담배꽁초를 줍는 일이,등산로의 쓰레기를 보고 낯을 찌푸리는 대신 줍고 청소하는 것이,친일파들을 상대로 싸워가는 것이,
못났기만 한 나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나름대로 존재 이유를 찾아가는 것이다.
인정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고 돈을 벌기 위한 것도 아니지만,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하는 것이다.
몰상식이 상식을 지배하고 ,불법과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정직하게만 사는 사람보다 더 잘 사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정직하게 사는 것이 어리석은 일이라는,가치전도 현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이 핍박을 받는 동안,동족을 괴롭히고 나라를 팔아먹는 놈들이 부와 권력을 쥐고 흔드는 일이 생긴 것이,
1세기가 넘도록 오랜 세월동안 매국노 친일파들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하고 청산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하기에...
그 모든 것을 모르지 않으면서도 안전하고 편안하기를 추구하느라 대충 타협하고 사는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흔들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면서
미친 사람 바라보듯 사시를 뜨고 바라보는 사람들로부터의 수모를 견뎌가며 열심히 신독립투쟁을 해가고 있는 것이다.
누가 시킨다고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듯,누가 말린다고해서 안 할 일도 아닌 것이;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나처럼 추레한 인간도 깨닫고 움직이는 것을 보고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껴,
지식인들이 양심인들이 공감해주고 행동에 나서주는 것인데...
아주 작은 미동이나마 하루하루 느껴갈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하다!
이상하게만 돌아가는 우리의 세상을 바로잡는 데 친일 매국노 척결만큼 좋은 특효약은 없다고 생각하는 바...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각성하고 공감해주어 저마다의 자리에서 움직여주기만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