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끝낸 꽃은 바람따라 흙속으로 스며들듯이
오래도록 내 곁에 머물던 낯익은 눈빛과 손짓도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한다.
나 떠나면 그만일 것을.
그럼 내 몸도 그 어느날 바람따라 강물따라 먼지되어 자연으로 돌아갈텐데.
적당히 웃고 적당히 울고 그리우면 그리운대로 아프면 아픈대로
내버려두다 보면 다들 제 위치를 찾을테니까.
내버려두자.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 모든 것을.
그게 세상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일테니까.
김정한에세이<잘있었나요 내인생>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