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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명언(겸손)


BY 미개인 2013-10-08

겸손이 없다면 당신은 인생의 가장 기본적인 교훈도 배울 수가 없다.

                 --존 톰슨--

 

일상의 대부분을 가게겸 집에서 보내기에 만남의 기회는 많이 제한적이다.

물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넓혀갈 수가 있다는 걸 모르지 않지만,워낙 천성이 내성적이어서일 것이다.

굳이 찾아나서고 싶지는 않다.

먹고 살기 위해 무지 화끈하고 외향적인 사람인 것처럼 사람들은 오해들을 하지만,실은 내성적인 취향이 있다.

그래서 주로 만나는 사람들이 근방의 이웃들 몇몇과 ,업무차 오가는 거래처와 손님들이 대부분이다.

그 제한적인 관계에서도 배우는 경우가 있고,일천한 지식이지만,노하우지만 가르쳐주고 싶은 경우도 있다.

 

난 평소에도 연세가 많으신 분들의 경험담을 듣기를 즐겨왔다.

삶의 애환이 녹아든 그분들의 지혜와 교훈은 살아 숨쉬는 생명력이 있기 때문이다.

막말로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 어르신들은 더이상 허세를 부리지도 않으신다.

더군다나 겸손하게 귀를 기울여 경청을 하면 그 분들은 아낌없이 다 주고 싶어하시며 부끄러운 기억마저도 들려 주신다.

넌 그러지 말라고...반면교사 삼으라고...

아직은 젊었지만,인생에 대해서 어려서부터 고민을 많이 해온 나는 그 분들과 잘 통하는 면도 있어서,

어르신들도 심심하시고 답답하시면 찾아주곤 하셨다.

남아도는 노각이나,명절 때 자식들이 한꺼번에 갖다 주신 과일도 서너 개씩 싸들고...

직접 농사지으신 농작물도 바리바리 싸들고 오셔선 욕이나 하지 말라며 툭 던져 놓고 가신다.

찡~해져 오는 코끝!정말 감사하다!

난 그저 그 분들의 말씀을 들어드렸을 뿐이고,거기서 나름대로 지혜를 얻어왔을 뿐인데 ,오히려 그 분들이 고마워 하신다.

그 분들의 입장에선 당신들의 무용담이나 회한을 잔소리로 생각지 않고 경청해주며 공감까지 해주는 내가 예뻤나보다.

뿐만 아니라 객지일 뿐인 이곳에서 자리 잡는데도 큰 힘을 주셨던 것이...가시는 곳에서마다 나를 칭찬해 주시고 선전도 해 주신다.

개중엔 "자네 나이가 몇인데,그런 걸 벌써 그리 다 알아?난 80년을 산 지금에야 비로소 겨우 알까말까 한 걸 자넨 훤하게 꿰뚫고 있구먼?!"

하시며 인정을 해주시기도 하니,용기를 얻기도 했다.

지금은 80이 코앞이신 분이 틈틈이 들르셔서 약을 올리시고,덕담도 해주시면서  놀다 가시며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나눠 주신다.

얼마 전엔 평소에도 술을 마신 것처럼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면서 짜증을 불러일으키던 친구의 어머니가 오셨는데,

80이 넘으셔서 초라해지고 흉해진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어하시던 분이 ,

일찍 혼자 되셔서 수절을 하시며 자식들을 번듯이 키워놓은 이야길 들려주시면서  나의 코끝을 자극하시고 가셨다.

자식들 중 막내인 내 손님이 그런 이유가 ,열병 때문이었다며 ,죽는 순간까지 보살펴주고 싶어하시는 모성애를 보여주신다.

겉모습과는 달리 내가 본 여인 중 가장 꼿꼿하신 분이었다.

"어머니~!"하면서 그 분의 두 손을 꼬옥 잡고 한동안 말을 못하는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었고,그 친구도 이후론 동생처럼 살뜰하게 돕고 싶어하게 됐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가면서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나셨고,그 사이 나도 중년이 돼 버렸다.

어제까지도 장난을 치면서 껄껄껄 파안대소를 해주시던 분이 오늘은 관에 누워서 인생의 끝을 보러 오라고 청하신다.

그렇게 한 분 두 분 영혼의 벗들을 떠나보내며,겸손했기에,어디서도 얻을 수 없었던 좋은 가르침을  얻어 들었다.

 

요즘은 자식뻘 되는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애착이 생긴다.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허둥대는 그들의 살아보고자 하는 의지를 대하면 내가 청해서 알려주고 싶어한다.

그런데 겉멋만 잔뜩 들어차서 건성으로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친구들을 보면 이내 열정이 식어버리는 걸 어쩔꼬?

최근 만난 한 친구는 나의 잔소리를 즐겨 들으러 오곤 한다.

"그래,내가 알고 있는 건 다 알려줄테니,제발 가식의 껍데기만은 훌훌 벗어던지고 와라"며 아주 바쁘지 않은 한 시간을 나눠준다.

나만의 자수성가 비법까지도 낱낱이 들려주고 싶다.

내 손이 필요하다면 도와주고 싶기까지 하다.

받는 입장에서 나눠주는 입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일까?

참한 젊은이들을 보면 뭐든 나눠주고 싶어서 온 몸이 근질근질하다.

그런데 이런 어른들의 속성을 잘 모르고 ,스마트 폰으로 게임이나 하고 ,카톡이나 하며 넋을 빼앗기곤,

직접 경험으로 얻어진 지혜를 나누고 싶어하는 어른들의 손길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그들은 게임도 할 줄 모르는 나를 비웃으며 거만해하고 싶을까?

스마트 폰도 못 갖고 피처폰이나 쓰는 주제에 ...하며 깔보고 싶을까?

 

혹시 답답하고 길이 안 보여서 눈앞이 캄캄해지거든 막걸리라도 사들고 동네 양로원을 찾아 보시라.

그리고 어르신들의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좀 들려 달라고 청해 보시라.

아무 것도 안 해도 된다,들어만 드리며 가끔씩 동감이나 표하면서 ,그런 말은 처음 들어본다며 경청하는 자세를 견지하면 끝이다.

뒤적뒤적 호주머니를 뒤져서 아끼던 사탕도 나눠주시고,용돈도 주실지도 모른다.^*^

그거 안 받으면 아마 화를 내시면서 삐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니 잘 처신하고...

그러다보면 정말 의외의 분이 슬그머니 다가와서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주옥같은 말씀을 들려주고 싶어하실지도  모른다.

그렇게 어르신들과의 자리를 많이 가져가다보면 인생의 정체를 적나라하게 파악하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 나의 고민이나 불안이 전혀 덧없는 조급증에서 생긴 것임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

부모님이 살아 계신다면 한걸음에 달려가서 꼬옥 안아드리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그걸 본 당신의 아이들이 그런 당신을 존경하게 될지도 모른다.

만사형통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여가활용이다.

그 분들도 당신의 이야길 잔소리를 돋지 않고 교훈이라며 적어가면서  들어주니 즐겁고,

당신은 거의 공짜로 최고의 인생강의를 개인교습 받듯 가까이서 들을 수 있으니,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그러나 겸손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을 해버리는 취향이 있다면 ,역시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게 겸손해지면 도처에 스승들이 널려있음을 깨닫게 되고,당신의 교우관계는 규모도 깊이도 훨씬 넉넉해질 것이다.

사람들이 무섭고,꺼려지고,나빠 보이는 것은 당신의 눈이, 시선이 ,성품이 그렇기 때문이란 걸 깨닫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일단 부딪혀서 실천해가며 깨우쳐간다면 ,당신의 뇌리와 가슴에 깊이 각인될 것이며,

자신의 인격수양에 한층 힘쓰게 될 것이며,자연스레 당신의 인생은 뚜벅뚜벅 성공의,행복의 이정표로 다가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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