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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운 사람은...


BY 미개인 2013-12-03

난초가 깊은 산 속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해서 향기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공자--

 

난초라곤 풍란 밖엔 모르지만,

그리고 우연히 얻어 든 풍란을 쳐본 게 유일한 난과의 동행이었지만,

순백의 아담한 꽃 몇 송이가 피어나 온 가게 안을 향기롭게 만들어 주는 것에 감동을 받았었다.

이후론 여러 번의 시도를 해 봤지만,소엽이든 대엽이든 번번이 실패!

난을 생각을 하는 식물이라며 ,위기의식을 느끼도록 하면 꽃을 피운다는데,

지금은 그저 추억만 간직하고 싶어하며 ,은은히 퍼지는 풍란의 향기를 떠올려 본다,흐음~

아주 작고 보잘것 없달 수 있는  동양란이지만,크고 화려한 서양란이 갖지 못한 향기를 가진 그것이 참 좋다.

 

그런 난이 홀로이 깊은 산속에 피어있어,정성껏 쳐주는 사람이 없고,알아주는 이가 없다 하더라도

저만의 그윽한 향기를 풍겨 세상의 공기를 순화시키는 것처럼,

굳이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으면서도 저만의 역할에 충실한 깊은 산속의 난초처럼...

그렇게 향기로우면서 확실한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고 싶다.

눈에 띄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않으면서 조금이라도 세상을 밝고 향기롭게 만드는 데 기여하며 살아가고 싶다.

 

오늘은 동네의 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하고,불우이웃돕기 행사에 참여했다.

써도 그만,안 써도 그만인 돈은 한 푼도 안 쓰겠지만,꼭 써야하는 돈이라면 아낌없이 쓰자는 경제철학에 비춰봤을 때 

몇 안 되는 ,꼭 써야할 돈의 용처 중의 일부이다.

매년 성의껏 동네의 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하며,꼭 공부를 잘하지 않더라도 ,집안이 어렵고 ,다른 아이의 귀감이 되는 아이들에게 ,

적으나마 장학금을 줌으로써 자칫 절망할 수 있었던 아이들에게 장학생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줌으로써,

희망을 갖고 자부심도 가지면서 ,더욱 분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연례행사로 하고 있다.

아직 세 달 가까이 졸업식이 남아 있지만,나의 직업상 졸업식이 있는 달엔 수입이 거의 없다보니 ,

조금 여유가 있을 때 미리 해두는 것이다.

내년 2월이면 또 다른 다섯 아이의 이름이 나의 리스트를 채워주겠지...^*^

불우이웃 돕기도 함께 했다.

과거에 김장 해두고,연탄 수백 장 들여놓으면 든든했던,겨울나기를 마친  기분과 흡사하다.

나의 자산 리스트에 그 사실들을 적으며 기부한 만큼의 자산이 쌓임을 확인하곤 뿌듯해진다.

어딘지 기억도 나지 않는 곳의 어려운 아이에게 매달 기부를 하고 있다.

비록 생일 선물이나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챙겨주진 못하지만,아쉬워하지 않기를 바랄 뿐.

나자신도 오래전부터 내가 태어난 날에의 의미를 두지 않고 살고 있기에 그 아이도 그런 날엔 그저 어머니에의 감사의 마음을 가져주길 바라면서...

 

쌀쌀해진 겨울의 초입에 이리 포근한 마음을 느꼈으니 ,올해 유난하다는 동장군쯤 두렵지 않다.

올핸 유난히 어려웠지만,그래도 연례행사를 건너뛰지 않고 치뤘으니 뿌듯하다.

이젠 캐럴 테이프라도 꺼내서 들으며 긴 겨울을 맞이해야 할까보다.

 

그들은 누가 주는 장학금인지도 모르고,생각지도 않았던 장학금에 스스로를 돌아보며 

더욱 바르게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주면 좋으련만...

그리고 나의 약소한 보탬이 사랑의 온도계의 온도를 높이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해줘서 목표달성을 하길 바란다.

머나먼 타국의 그 아이도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는 버릇을 들여서 더욱 열심히 살아 성공을 하고,

그 결과물을 또 다른 어려운 이웃과 나누며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자신의 일처럼 좋아하고 감사해 해 준 학교와 시청의 직원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또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이제 또 나서서 이웃의 그 노인을 돕는 행사를 해야할까보다.

얼마되지 않는 파지만으로도 고마워하며 기뻐하시는 그 분의 순수함이 참 좋다.

오히려 내가 감사하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지금은 오해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비난을 받기도 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음성 꽃동네의 오 웅진 신부님이 그러셨다.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그것은 크나큰 축복이다'라고...

그런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나 역시 크나큰 축복을 받은 사람일 것이다.

오늘도 부지런히 몰래몰래 파지를 쌓아둬서 ,아침에 그 분이 나오셨을 때 화들짝 기뻐하실 수 있도록 뛰고 또 뛰며 운동을 해야겠다!

I,m very happy!

 

http://blog.daum.net/migaein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