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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BY 미개인 2014-02-26

손해를 본 일은 모래 위에 적고,은혜를 입은 일은 대리석 위에  기록하라. 

                    --벤저민 플랭클린--

 

반대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저런 말을 한 건 아닐까?

손해를 본 일은 대리석에 새겨 두고 두고두고 치를 떨고 있고,은혜를 입은 사실은 모래 위에 적어 두고 이내 잊어버리는...

두 경우 모두 나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든다.

 

14~15 년 전에,전재산이랄 수 있는 안먹고 안 써서 모아 놓은 돈을 손해본 적이 있었다.

거기에 빚까지 내서 ...

믿을 수 밖에 없었던 가까운 사람이었는지라 그 배신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치 컸는데...

전처까지 몸둘 바를 몰라하며 불안해 하는 걸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더랬다.

기왕지사였고,소중한 가정에 위기가 올 수도 있어서 큰 마음을 먹었던 것인데,

막상 그 생각에서 벗어나니 마음이 오히려 편해졌고,대범한 척도 할 수 있었고,

거기 매달려 일도 못하고 전전긍긍했더라면 망가졌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니 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내 손해를 극복하고 다시 새로운 꿈을 키울 수도 있었다.

저를 위해서나 나를 위해서도 손해를 본 일은 한  시 바삐 잊어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하게 됐고.,매사에 좀 더 신중하게 됐으니...

손해 본 일은 모래 위에 쓴 글씨가 바람과 물로 지워지듯 빨리 잊어버리시라.

 

은혜를 입은  일은 대리석이 아니라 다이아몬드에다라도 새겨서 두고두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얄 것이다.

어려서 사귀던 여친에게서 얼마간 도움을 받았었다.

나중에 갚으마고 도움을 받았던 것인데,갚지도 않고 정작 결혼은 다른 여자랑 하고 말았으니...

그런데 난 까맣게 잊고 있었으니...

그러다 어떤 경로로 연락이 됐고,이런저런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던 끝에 그 친구가 일깨워줬는데...

내가 돈을 꾸고 안 갚았단 이야길 했다.

무슨 소리냐며 반색을 했지만,확실히 그런 일이 있었다는 그 친구의 말을 듣곤 얼마나 미안했던지...

그래서 마침 보험설계사 일을 하던 친구에게 보험을 가입하는 것으로 보답하기로 합의(?)를 했던 적이 있다.

참 좋은 친구였고,내가 뭐라고 나를 무지 좋아했던 친구였는데...

무슨 여자가 자존심도 없이 나같은 인간을 그리 좋아하느냐며 오히려 밀쳐냈었으니,이래저래 그 친구에겐 나쁜 짓만 한 꼴인데...

10년 정도가 지난 시점에 연락이 닿고 그걸 떠올리게 만들었으니,그러고도 그 때 너무 힘든일이 많아서 잊었을 수도 있겠다며 이해를 해 준 고마운 친구!

 

한 가지는 플랭클린의 말대로 했고 ,나머지 하나는 반대로 한 꼴이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바로 저 명언 정도의 분위기이다.

앞으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얼마간 손해를 보며 살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요즘 거기에 또 차질이 생기고 말았으니...

처음엔 내가 도와준단 명분으로 만남을 가지던 사이였는데,처음엔 의도대로 잘 돼 가던 사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턴 내가 일방적으로 은혜를 입는 입장이 돼선 문득문득 선물을 받고 있고,혼자선 할 수 없는 것들을 도움받고 있는 것이다.

거부하고,화까지 내가며 그러지 말라고 하면 슬퍼하니 그러지도 못하고 올무에 걸린 토끼 새끼마냥 엮여서 은혜를 입고만 있다.

이건 아닌데,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무한베풂을 해주는 친구가 고마우면서도 죽기 전에 갚을 수나 있을까 걱정도 되는데,

그 친구는 나의 부담을 줄여주려 자기의 친절을 받아주는 나에게 오히려 고맙다고 해주니...끙~

이게 무슨 복이람!

그가 내게 원하는 ,그닥 어렵지 않은 것을 귀찮아하지 않으면서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일 것 같다.

죽기 전에 진정한 친구를 하나만 가질 수 있어도 그 사람은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해도 좋을 것이란 말을 들었는데...

난 그래서 그 쪽으로도 이미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

이래저래 난 행운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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