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친구가 당신에게 있어서 벌꿀처럼 달더라도 전부 핥아먹어서는 안 된다.
--탈무드--
나 개인적으론 이 세상에서의 최고의 인간관계는 친구사이라고 생각한다.
죽기 전에 진정한 친구를 한사람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그는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란 말에 공감한다.
그래서 내 생애 최대의 결정이었던 결혼을 전후해서도 친구같은 부부를 꿈꿨었는데...
싸울 땐 피튀길 정도로 치열하게 싸워서 앙금을 남기지 않고 다 털어버리고,이내 돌아서서 언제 그랬냐는 듯 씨익 웃어버리고 싶다고...
그럴 수 있는 친구같은 사람을 찾는다고 온오프라인을 통틀어서 구애를 펼쳐댔는데...
확실히 눈에 깍지가 씌웠던 것 같다.
같은 인천에서 두 친구를 만나게 되는데,
먼저 만난 친구는 유복한 집안의 멋쟁이였고,나중에 만난 친구는 어려운 집안의 평범한 친구였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두 친구 모두 나를 좋아해줬었고,내가 선택을 해야 했는데,난 후자를 선택했다.
내가 유복하게 살아보질 못해서 ,철부지 같았던 그녀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겠단 생각에 그 멋진 상대를 가차없이 잘라버리고,
고생도 해 봤고,유복한 집안도 아니니 우리 집안이 꿀릴 것도 없겠다 싶어서 10개월여 뜨겁게 연애를 하다 결혼을 했다.
후아~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결혼을 코앞에 두고부터 슬금슬금 어긋나기 시작하는데...
청첩장까지 다 마련해둔 마당이었던지라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골백 번 더 하면서도
살다보면 나아지겠지~생각하며 두 눈 꼬옥 감고 모험을 감행했는데,피차는 물론이고 아이들에게까지도 몹쓸 짓을 하고 만 꼴이 됐다.
"결혼의 성공 여부는 이미 혼전에 80% 가량 예상할 수 있다."는 워렌의 명언을 얼마 전에 새겨본 일이 있지만,
아니다 싶으면 결혼당일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주장하는 사람이 됐다.
외국 영화에 보면 결혼식장에서 마음을 돌려먹고 진짜 사랑을 찾아 가는 모습이 예전엔 참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런 사람들이 진정 용기있고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나도 만일 청첩장이든 뭐든 알게 뭐냐며 답답한 가슴을 쏟아대고 말았다면...
그리고 지금도 의아하긴 하지만 가진 것도 없고 ,잘나지도 못했던 나를 놓지 못하고 아쉬워했던 그 철부지 아가씨와 연애를 했더라면...
당시 무역회사를 다니던 그녀와 해외를 다니며 오퍼 오너가 돼 있었을까?
요즘 들어서 친구의 소중함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 같다.
고객들 중에서도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도,나이가 많아 나의 아버지보다 연세가 더 드신 분과도 스스럼없는 우정이 나눠진다.
가식하지 않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니 피차간에 필이 꽂혀... 만나면 반갑고 헤어지면 아쉬운데,
서로에게 불편은 주지 않으면서 뭐라도 도움을 주고픈 생각만은 말짱한...그런 사이...
물론 지나치게 계산적이고,,앞뒤가 다른 인간들이 있어 배신감을 느끼는 경우도 없진 않았으나 까짓...손해보고 말지 뭐~하면 괜찮다.
이제라도 그런 본모습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생각하게 되고,더 큰 손해를,상처를 입지 않게 해준 그에게 고맙다고 생각한다.
그들 눈엔 내가 벌꿀처럼 달달해보였을까?
거짓말도 할 줄 모르고,계산적이지도 않으면서 약간의 휴머니즘적인 면까지 있는 나는
조금만 동정심을 자극해도 마구 쏟아낼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그래선 안 되는 것인데...
다 핥아먹어버리면 친구는 어찌 사누?
친구는 꿀보다 천 배 만 배 더 달콤하고 소중한 것인데...
친구는 안 보이고 꿀만 보이거든 조용히 머물며 스스로를 돌아봐얄 것이다.
친구란 달콤한 것이다,달콤해서 친구인 것이다.
그러나 그런 친구를 이용만 하려거나 ,나의 커리어를 위한 방편쯤으로 생각해선 안 될 것이다.
음...가만있자...난 친구가 몇이나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