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길도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황소처럼
유유히 바다로 흘러가는
저 강물처럼
넓은 하늘에 두둥실 떠가는
저 구름처럼
꾸물꾸물 제 갈 길을 가는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담벼락을 오르는
담쟁이처럼
일년에 단 하나의 나이테를 만드는
나무처럼
초침과 분침에게 시치미 떼고
제 속도로 살아가는 시침(時針)처럼
느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