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때 남편을 처음 만나 7년 1개월간의 긴 연애를 하고
2001년 4월 29일에 결혼에 골인한 부부랍니다.
지난달에 결혼 13주년을 맞이하였고
우리 부부에겐 두 딸이 있답니다.^^
큰아이는 열세살, 둘째아이는 작년에 늦둥이로 태어나
현재 만 11개월로 둘이 열한살 차이가 난답니다.ㅎ
우리 남편의 경우 정말 너무나도 좋아하고
죽고 못 사는 취미가 있는데, 그건 바로 낚시랍니다!!
여자들이 남자들 취미 중에서 이해 못 하는
취미 중의 하나가 낚시라고 하던데.....
저 역시도 남편이 취미가 낚시인게 영 못마땅하답니다.
세월을 낚는게 낚시라는 말도 있듯이
낚시 한 번 가면 집에 올 생각을 안 하고
밤새도록 낚시하는 재미와 즐거움에 빠져 정신을 못 차리니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 입장에서는 불안하고 걱정이 많이 된답니다.
민물 낚시보다는 바다 낚시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다보니
혹시라도 낚시하다 바다에 빠져 죽으면 어쩌나싶은 걱정이 들기도하고,
낚시에 너무 깊이 빠진 나머지 가족을 내팽개치고
가정을 등한시하는건 아닌가싶어 내심 불안할 때도 많답니다.ㅠ.ㅠ
집에 있을 때도 우리 남편은 오로지 낚시 생각에
낚시 전문 채널을 열심히 시청하며 간접 낚시를 즐기고,
출연자가 물고기를 잡을때면 대리만족을 느끼는지 무척 행복해한답니다.
우리집 티비는 늘 남편이 끼고 독차지하고 보고,
채널은 항상 당연하단듯이 낚시 프로에 고정되어있을 정도로
낚시못지않게 낚시 프로 보기를 즐기는 광팬이기도 하답니다.
낚시 열혈매니아인 동시에 낚시 프로 열혈시청자인 우리 남편!!
낚시 사랑이 정말 대단하죠?
낚시 한번 가면 함흥차사에 가족들은 집에 놔둔채
바다에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낚시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카약을 사서 그걸 타고 나가 낚시를 하고 싶다며~ 꺅!!@.@
비상금을 모으고 있을 정도이니 낚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만하죠?ㅋㅋ
예전엔 낚시가 뭐가 그리 좋다고 못 가서 안달이고,
나랑 싸워가면서까지 가려고 하는지 정말이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었답니다.
그런데 낚시때문에 남편이랑 크게 싸우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남편이 저리 좋아하는 낚시를 못 하게 하고 막아서
내가 과연 얻는게 뭘까싶은 생각에 예전보다는 그나마도
제가 남편의 취미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되었지만........
낚시를 처음 시작할 때만해도 우리 남편이 평상시에
뭔가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질 못 하고 푹~ 빠져드는
성격인걸 잘 알다보니 낚시에 빠지면 우리 가족을 내팽개치고
가정을 등한시하게 될까봐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남편이 낚시하러 간다고 하면 그걸 정말 너무나도 싫어하고
낚시에 대한 선입견과 거부감이 강하다보니
남편의 취미인 낚시때문에 부부싸움도 참 많이 하고,
나중에는 남편이 낚시하는걸 도저히 뜯어 말릴 자신이 없어
저도 거의 반 포기를 하고 아이랑 같이
저도 남편을 따라 낚시를 다니기 시작했다죠?ㅎㅎㅎㅎㅎ
그래서 우리집엔 가족 한 명마다 하나씩 쓸 수 있도록
낚시대가 총 4개가 있고, 민물 낚시보다는 바다 낚시를 좋아하는
남편을 둔 덕분에 바다 갈 일이 많답니다.
예전엔 바다를 생각하면 참 낭만적이고
설레였었는데, 남편을 따라 바다로 낚시를
다니고나서부터는 바다~하면 생활낚시가
떠오르니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여하튼 낚시를 사이에 두고 부부간에
이혼 소리가 오갈만큼 큰 전쟁을 치루고,
우여곡절 끝에 휴일이 되면 하루 정도는 온 가족이
바다로 낚시를 하러 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답니다.

지금은 작년에 태어난 늦둥이로 인해
온 가족이 모두 함께 낚시를 다니지는 못 하고
남편 혼자서 가끔 제 허락과 동의를 구한 후
낚시를 하러 가곤 한답니다.ㅎㅎ
처음엔 남편이 낚시하는 것에 대해
반대가 심했지만 바다 낚시를 좋아하는
남편을 둔 덕분에 자연산 광어와 우럭, 삼치,
쭈꾸미, 갑오징어, 낙지같은 해산물을
먹을 일은 많아졌으니 이걸 또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ㅋ
앞으로 두 딸이 모두 성장해서 우리 곁을 떠나고나면
노년에 부부가 나란히 함께 낚시를 하러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단 생각에 제가 마음을 좀 더
너그럽게 갖아 남편의 취미인 낚시를 이해하고
인정했으니 망정이지......
낚시하는 것을 계속 반대하고 싸움을 계속 하고 살았다면
우리에겐 이쁜 늦둥이도 없었을 것이고
결혼생활이 무척 불행했을 것 같아요.
지금 딱 한가지! 우리 남편에게 제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카약을 사서 그걸 타고
바다에 나가 낚시하고싶다는 말 좀 그만 하고
제발 그 꿈만은 접어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남편없이 나 혼자서 우리 늦둥이 둘째를
키울 자신이 없다면서 계속 반대하는 입장인데,
남편이 과연 그 꿈을 포기할까싶은 생각에
또 걱정과 불안이 엄습...ㅠ.ㅠ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더니....
딱 우리 남편을 두고 한 말인 것 같아요.
어찌 보면 낚시를 죽도록 반대하던 와이프랑
나란히 사이좋게 낚시하러 다니게 된 것만해도
감지덕지인데......
이젠 카약을 타고 바다로 나가
낚시를 하고 싶어하니말이예요.ㅠ.ㅠ
아무리 구명조끼를 입고 카약을 탄다지만
만일의 경우에 카약이 뒤집혀 바다에 빠지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있는지라
그냥 지금처럼 갯바위 낚시만 즐기면 좋겠는데
잊을만하면 카약 사서 낚시하고싶단 얘기가 나오니.....
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저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우리 남편 욕심의 끝은 과연 어디인가싶은 생각에
마음이 답답해지더라고요.ㅠ.ㅠ
취미도 좋지만 가족들을 불안하게 하고 걱정시키는
일은 제발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는게
남편에게 바라는 저의 소소한 바램 중 한가지랍니다.
"여보~ 제발 여기서 멈춰줘~ 안 그러면 앞으로
낚시 못 다니게하고, 집에 꽁꽁 묶어둘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