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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의 나들이


BY 형님 2014-06-09

엄마와 딸

참 오묘한 관계인것 같습니다

어릴때는 참 엄마와 쉼없이 싸우고

엄마는 유독 오빠나 남동생보다 저에게 좀 더 야속해 보였습니다

나이들어 결혼하고 나니 엄마의 존재가 사뭇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아이 낳고는 더더욱 직장다니는 제게 엄마는 엄마이상의 존재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참 야속하다고만 느꼈던 제가 얼마나 미안하던지...

 

시간이 흘러 이제는 엄마가 딸인 제게 참 많이 의지하시는것 같습니다

평소 수다스럽다고 느껴지지 않았던 엄마의 모습은

사라지고 어쩌다 만나면 집문을 열고오는 동시에 시작되는 수다가

잠자리 드실때까지 끊이지 않으십니다

저렇게 수다스러워졌다 싶어 간혹 왜이렇게 변했냐고 면박같은 싫은 소리

할라치면 엄마는 "딸이니까 이런 얘기하지 어디가서 이런얘길 하니"

하시며 무안케 하십니다

 

여행하기 좋아하시는 엄마를 모시고 참 오랫만에 나들이를 했습니다

다 안다고 느꼈던 엄마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면서

부모 자식간에 안다고 생각했던 저의 짧은 소견을 후회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맘같지 않게 체력이 떨어지신 엄마의 모습이

안쓰럽고 죄송스러웠습니다

더 늦기전에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안다고 믿고 있는것은 사실 아는게 아니라 내가 믿고 싶은 나의 편의에 의한 만들어진 사실이라는점을 깨닫게 해준 오랫만의 나들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