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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이기라!-2


BY 미개인 2014-12-30

이유 없이 항복하라.

온 세상 판을 치는 저 빳빳한 자존심

조건을 달지 말고 이유 없이 항복하라.

 

깨끗이 져라

무조건 이기려는 저 무지막지

미련없이 손을 털고 깨끗이 져라.

 

작심하고 손해보라

확실히 내 사람을 만들려면 

시원하고 확실하게 웃으며 손해보라.

 

날마다 죽어라

틈만 나면 튀어나와 사고치는

자기 속의 자신을 죽이고 또 죽어라.

 

미련없이 버리라

발목 잡는 저 미련 걷어 차고

사명길 승리 깃발 버린 자만 잡는다.

 

과감히 무시하라

바꾸기를 죽기보다 힘들어 하는 자여

설레이는 내일 위해 현실 안주 무시하라.

 

포기를 포기하라

눈 오는 날 강아지처럼 신나게 뛰는 인생

포기하고픈 그 마음 단호히 포기하라.

 

           --소천--

 

소천:어린이 재단 초록우산에서 매일 보내주는 '사랑밭 새벽편지'에 교훈적 시를 자주 게재해주시는 분이지만,

아동문학가 강 소천인지는 정확치가 않아서 자세한 설명은 뒤로 미루고 시를 음미해 보고자 한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우리는 자신을 이기기 위해 밤낮없이 끝없는 투쟁을 하면서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도 사춘기 무렵 일기를 쓰면서부터 의식적으로 나 자신과의 투쟁을 벌여왔지만,번번이 패하고 또 패하면서 ,

날로 초라해지기만 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면서 늘 각오를 새롭게 하며 투쟁을 선언하곤 했다.

하지만 거듭되는 혹시나~했다가 역시나~로 스스로에게 실망을 해왔고,자책과 자학을 거듭하며 자기합리화의 고수가 되는 것으로 자위를 해왔으니...

지금도 참으로 초라하고 쓸쓸한 독거노인이 돼가면서도 '그래도 이만 하면 행복한 거야!'라고 뇌를 훈련시키며 

더 나빠지지 않은 것으로 만족하고,행복하다고 소리치라고 스스로를 세뇌시키고 있는 중이었는데...

 

오늘 아침에 눈 비비고 일어나서 컴퓨터를 통해 접하게 된 저 시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라는 엄한 꾸지람으로 다가온다.

물론 시인도 현재의 주어진 삶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리라.

하지만 마지막 연에서 말하는 것처럼 포기 자체를 포기하고 끝없이 도전하는 삶을 살라는 말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오늘 보다 코딱지 만큼이라도 나은 내일을 살기 위한 설레임을 간직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것을 권유하고 싶었으리라.

 

자존심을 내세우며 기어이 남들을 이기고야 말리란 고집을 버리고,남들에게 무조건 항복하고 져주면서 자신을 이기는 삶을 살라고 가르치고 싶었으리라.

늘 얼마간은 손해를 보는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세상을 조금이라고 정겹게 만들어가며 살라고 가르치고 싶었으리라.

아집과 집착을 버리고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것으로 만족하며 살라고 가르치고 싶었을 것이다.

겅중겅중 뛰어다니며 즐거워 하는 강아지처럼 인생자체를 즐기기 위해서 ,죽는 그 순간까지 자신을 이기기 위한 투쟁을 포기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싶었으리라.

그럴 때라야 비로소 인간으로 태어난 보람의 깃발을 움켜 쥐고 후회없이 승리자의 표정으로 죽어갈 수 있음을 가르치고 싶었던 것이리라.

 

세상이 편리해지는 만큼 우리들은 점점 게을러져만 가고 있다.

이러다간 살아있는 증거인 숨쉬는 것까지도 기계나 다른 사람이 대신 해주길 바라게 될지도 모를 만치 귀찮은 걸,불편한 걸,뒤지는 걸 참지 못해가고 있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지 못 하고,포기해선 안 될 것을 포기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질에의 욕심은 버리지 못 하고,정작 중요한 자아추구의 욕심은 아예 갖고 싶어하지도 않으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의를 보면 외면해 버리고,정의를 보고도 못 본 척하거나 오히려 비난하라는 무리들에 휩쓸려 버리는, 편안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불의를 보면 분개하고 투쟁을 해서 몰아내고,정의로운 행위에 동참하여 나와 내 후손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세상을 만들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몰염치하고 파렴치하게 나대는 것들과 부딪히기 싫다면서 피함으로써 그들 불의세력들을 기고만장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살피며 살아가얄 것이다.

 

저 시를 쓴 소천이란 시인이라고 과연 저대로 살다가 갔을 것 같으냐며 ,

말로는 나도 세계평화를 외치고,진실하게,정직하게 살라고 얼마든지 외칠 수 있다며 ,남들도 안 하는 걸 왜 내가 굳이 해야 하느냐며 발악이라도 하고 싶을 줄 안다.

하필 왜 내가,내 형제자매가,내 가족이 해야 하느냐며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하며 나서길 거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나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꼭 해야 할 일을 남에게 미루기만 하다 보니 ,우리 세상은 온통 도둑놈들이 장악을 해버렸고,간신배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의, 국권을 상실하는 국치일 직전의 상황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위기라는 걸 ,아무리 외쳐대도 그럴 리 없다며 도리질만 쳐대고,

여전히 수수방관만 하면서 남에게 미루고만 있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정신을 차리겠다는 것인지 원~

임진왜란을 앞두고도 두 계파가 정탐을 하고 와서 괜찮다,아니다,풍전등화다 하며 싸우다가 목소리 큰 놈이 이겨서 방심하고 있다가 철퇴를 맞았듯,

일이 벌어져서야 허둥지둥 후회를 하고 ,사후약방문을 내면서 또 다른 식의 싸움판을 벌이겠다는 것인가?

우리 역사가 그렇듯 일관돼 왔으니 ,또 그렇게 살아가 당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싶은가?

저들 매국노들이 역사를 경시하게 만들고 역사왜곡을 하는 것이 ,그런 잘못된 생각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지?

불과 몇 달 전에 민간 항공기가 누군가의 공격으로 증발해버리는 일이 생길 정도로 자국의 이익을 위해선 어떤 일도 한달 정도로 세상판도는 살벌해져 있다.

세월호 참사가 그렇듯 자국 내에서도 흉계가 벌어지는 살벌한 상황이란 말이다.이미...

최첨단?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을 잊었단 말인가?

 

우리들 모두가 자기를 이기고,또 이기면서 또 다시 불행해지는 일을 사전에 막아야 할 것이다.

내가 바뀌는 만큼 세상이 바뀐다는 말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