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쌓은 집은 반드시 남은 경사가 있고,불선을 쌓은 집에는 반드시 남은 재앙이 있다.
역경(易經):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인 동시에 가장 난해한 글로 일컬어지고 있고,공자가 진중히 여겨 받들고,주희가 역경이라 이름하여 숭상한 이래로
오경의 으뜸으로 손꼽히게 된 '주역'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한대(漢代)의 학자 정현은 "역에는 세 가지 뜻이 포함돼 있으니 이간(易簡)이 첫째요,변역(變易)이 둘째요,블역(不易)이 셋째다"라 하였고,
송대(宋代)의 주희도 "교역(交易).변역의 뚯이 있으므로 역이라 이른다." 했다.
'이간'이란 하늘과 땅이 서로 영향을 미쳐 만물을 생성케 하는 이법은 실로 단순하며,그래서 알기 쉽고 따르기 쉽다는 뜻이다.
'변역'이란 천지간의 현상,인간 사회의 모든 사행(事行)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뜻이고,
'불역'이란 이런 중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 줄기가 있으니 ,예컨대,하늘은 높고 땅은 낮으며,해와 달이 번갈아가며 밝히고,
부모는 자애를 베풀고 ,자식은 그를 받들어 모시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주희의 '교역'이란 천지와 상하 사방이 대대(對待)함을 이르는 것이고,'변역'은 음양과 주야의 유행(流行)을 뜻하는 것이라 하였다.
설문(說文)에는 역(易)이라는 글자를 도마뱀이라 풀이하고 있는데,위의 日은 머리 부분이고 ,아래쪽 勿은 발과 꼬리를 나타내는 상형문자라는 것이다.
도마뱀은 하루에도 열두 번이나 몸의 빛깔을 변하기 때문에 易이라 한다고 하였고,역은 일월을 가리키는 것이고 음양을 말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상의 여러 설을 종합해 보면 역이란 고마뱀의 상형으로 끝없이 변하는 자연,인사의 사상(事象)을 뜻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처음 신의 뜻을 묻는 점서로 만들어진 것이 시대를 거치면서 성인(聖人) 학자에 의해 고도의 철학적 사색과 심오한 사상적 의미가 부여되어
인간학의 대경대법(大經大法)으로 정착된 것이라 할 수 있다.(한국 민족문화 대백과 사전)
공자(BC551~BC479) 이전의 경전이니 족히 3천 년이 넘도록 동양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일텐데,
최근 들어 범람하는 종편 등을 통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점집을 드나들며 자신의 운명을 점치고 싶어 하고 ,그에 의지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사주관상 ,수상,족상,궁합 등의 다양한 형태로 혹세무민하려는 미신이 ,나약한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는 것이다.
미신이라고만 몰아세우기엔 너무 잘 맞는다며 혀를 내두르고 ,안 믿으려는 사람들까지 끌어들이고 싶어 안달하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는데...
역사적으로 봤을 때 망조가 들면 이처럼 미신이 횡행을 했음을 알 수 있다.
'고도의 철학적 사색과 심오한 사상적 의미가 부여되어 인간학의 대경대법(大經大法)'이어야 할 '역경'이 ,
간사한 인간들의 예언서로 전락을 해서 혼란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에 늘 안타까움을 가져왔다.
그런데 위의 말을 만나게 됐으니...주역의 줄기 사상이 아닐까 싶다.
선하게 살면 즐겁고,선하지 않게 살면 재앙이 닥친다는 말로 간단히 요약할 수 있는 것을 ,8괘니 64괘니 복잡하게 꼬아서 빙빙 돌리다가 ,
선하게 살았으니 좋은 일만 있을 것이다,악하게 살았으니 조만간에 재앙이 닥칠 것이다,하며 꼴값을 하고 호주머니를 털으라고 한다.
난 이처럼 귀한 것을 알고 있으니 존중 받아야 하고,재앙을 피하는 법도 알 수 있다고 홀려서 2중,3중으로 호주머니를 털어댄다.헐~
즐겁고 행복한 것도 ,불행하고 두려운 것도 다 자기의 마음가짐과 행한 바에 의해 결정되는 것임을 알고,
즐겁고 행복하고자 한다면 선하게 살 것이며,불안하고 두려워하며 살고 싶거든 도둑질이나 하고 남을 해치며 살면 될 것인데,
사람들은 자기가 나쁜 사람인 것도 ,자신이 착한 사람인 것도 다 미지의 절대자에 의해 결정된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곤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며 그 절대자에게 더럽게 마련한 복전을 갖다 바치며 자기를 좀 더 행복해지게 해달라고 징징거려댄다.
신의 입장에선 참으로 가소로운 일이 아닐 수가 없을 것이다.신이 있다면 ...
물이 반쯤 담긴 컵을 두고,반 컵이나 물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물이 반 컵 밖에 남아있지 않다며 불안해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똑같은 현상을 두고 ,어떤 사람은 감사를 하며 행복해 하고,어떤 사람은 불평을 하며 불행해지고 싶어 안달을 한다.
화엄경의 핵심사상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테지만,사람들은 긍정적 해석보다는 부정적 해석을 택하는 것 같다.
지금 처한 환경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데,더 좋은 환경에 처하지 못했으니 불행한 것이라고 악을 써댄다.
세상이 확실히 잘못 돌아가고 있는데,난 그 현상에 아무 책임도 없는 피해자일 뿐이란다.
따라서 올바르게 만들어가야 할 책임도 없다며, 칭얼거리기만 하면서 세상을 더욱 잘못되도록 만들고만 있다.
선순환이 있고,악순환이 있다.
선을 행함으로써 또 다른 선행을 촉발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세상이 온통 선으로 채워지는 현상이 선순환일 것이다.
악을 대하면 그것을 멀리하고 ,반면교사를 삼아 악한이 되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 하건만,
그 악을 극복하기 위해 더욱 악해지면,구악은 '어라?이것봐라?'며 더욱 분발(?)해서 훨씬 더 흉악해지고...
그렇게 악을 극복하기 위한 더 큰 악이 횡행을 하게 되면서 ,세상은 온통 악의 무리들이 판을 치게 되고 선은 자리를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이 악순환이다.
그런 상황에서 싸움이 생기면 누가 선하고 착하냐의 기준이 아니라 누가 더 나쁘고 덜 나쁘냐는 잣대가 적용되게 되고,
결론적으로 덜 나쁜 놈이 선한 사람이라는 판단이 사회적 가치 기준이 되게 된다.
결국 세상은 크고 작은 재앙으로 그득해지고 말 것이란 걸 역경은 수천 년 간 강조해 온 것이다.
우리의 정치권을 봐도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이 쉬지 않고 발표되고 있다.
엄연히 잘못된 작태를 펼쳐대고 있는 여당이 야당의 두 배에 가까운 지지를 받고 있다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데,
그 이유가, 야당이 잘못 하고 있고,무능하기 때문에 ,홧김에 서방질하는 기분으로 여당을 지지하게 된다는 심리에 의한 것이라니...
여든 야든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정치를 찾을 수 없게 된 현실이 무엇보다 큰 재앙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떤가?
참으로 놀랍게 정확하지 않은가?
선하지 않은 무리들이 전사회에 부정적 사고방식 전파에 전심전력을 기울인 결과 ,어느 새 우리나라는 사고공화국에 돼버렸다.
이젠 어지간한 규모의 사고 따위엔 신경도 쓰지 않을 정도로 위기의식은 둔감해져 있다.
'그리고 좀 규모가 크면 어떤가?나하고만 상관없으면 그만이다~'라며,오히려 사고의 피해자들을 비난하고 욕하기에 다다랐다.
그러는 사이 골목골목에서 흉악범이 잔인한 범행을 저지르고 있고,대를 이어가며 매국행위를 해대는 무리들이 사회를 장악해가고 있다.
급기야는 이런 병든 사회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이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고,어린 아이가 테러집단에 가담해 세상을 망가뜨리고 싶어하게 만들어버렸다.
전 세계적으로 20여만 명의 젊은이들이 종교와 상관없이 테러집단의 유혹에 혹하고 있다지 않은가?
암암리에 서로 다른 가면을 쓴 악의 무리들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흉계를 펼치고 있고,불안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제발 그런 악의 무리들의 의도대로 놀아나지는 말자.
대신 선하게,선하게만 살아가면서 즐거움을 누리려 애쓰고,얼마간 남겨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애쓰면서 살자.
당장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 선순환의 장으로 뛰어들자.
선한 삶이 무엇인가?
스스로 나쁜 마음을 먹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선하다 할 수 있을 것이며,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힘들어 하는 불쌍한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며 돕고 배려하려는 삶이 선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악의 무리들에게 악하다 꾸짖을 수 있고,얼마간의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악의 무리에 동참하지 않는 것도 소극적이긴 하지만 선한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통해 악을 심판하고 선을 권장하는 분위기를 이뤄가는 것 역시 규모가 큰 선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부터,나만이라도 선하게 살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전 사회적 선순환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남들도 악하니 나도 악해져서 분풀이를 하겠다는 악순환적 사고방식은 재앙만 부를 뿐이란 걸 주역(역경)은 수천년 간 가르쳐오고 있다!
악에 저항하되 악으로 저항하지 말고,비폭력적,선순환적 사고방식으로 저항해가야 할 것이다.
재앙 대신 경사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서 재앙을 몰아내게 될 것이고 ,세상은 비로소 사람이 사는 곳으로 바뀔 것이며,
정말 한 번 열심히 살아 보고 싶은 곳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는 기쁨과 보람의 주인공이 되고,우리의 후손들에게까지 그런 바람직한 세상을 물려주고 싶은 욕심을 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