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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BY 미개인 2015-05-16

착한 일은 작다 해서 아니 하지 말고, 악한 일은 작다 해도 하지 말라.

                        -- 명심보감 -- 

 

명심보감:어린이들의 유교 학습을 위해 중국 고전에서 선현들의 금언,명구 등을 뽑아 편집한 책.

주로 유교적 교양과 심성교육,인생관 등에 관련된 내용들이다.

조선시대에 가장 널리 읽힌 책의 하나로 ,'동몽선습'과 함께 '천자문'을 익힌 아동들의 한문교습서로 사용됐다.

조선시대의 유교적 사유방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책이다.(브리태니커)

 

착한 일은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해야 하고,악한 일은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데,

최근에도 어떤 글에서 밝혔던 것처럼 자랑이 아닌 권선(勸善)의 의미에서 떠벌인 나의 작은 실천을 두고 '그깟 걸 갖고...'하는 투로 이죽거린다.

'에이~이깟 하찮은 걸 하느니 나중에 큰 걸로 한 방 할테야 '하면서 아예 하지 않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이건 남들도 다 하는 짓이니 필요악이라고 그럴싸하게 포장해서 해도 되는 거야'!하며 결코 작지 않은 악을 스스럼없이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 경우를 경계하며 가르침을 주는 말일 것이다.

 

공원이나 뒷동산 쯤에 올랐다가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 등을 보고 눈쌀을 찌푸려 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치워본 일이 있는 사람은 사실 찾기가 힘들다.

누군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보면 '칫~잘난 체 하고 있네!'라고 생각하진 않았는지?

그러나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라도 지나다닐 수 있는 것이고, 돗자리라도 깔 수 있는 자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지?

그리고' 까짓 과자 봉지나 과일 껍데기쯤을 버린다고 무슨 큰일이 나겠어?' 하면서 ,툭!쓰레기 투기를 해 본 경험 역시 있을 것이다.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버릴 곳을 찾아 빙빙 돌다가 슬그머니 잘 안 보이는 곳에 찔러넣어 본 경험도 있을 게다.

그러나 그 작은 악행이 또 다른 악행을 부르고 ,급기야는 사회 전체를 도덕불감증화 시킨다는 것은 생각해 봤는지?

그래서 이토록 사회가 엉망진창이 된 거라곤 생각지 않는지?

 

인근에 금북정맥의 한 자락에 성거산이란 곳이 있다.

풍광이 그리 뛰어난 곳은 아니지만,한쪽 켠엔 사람들의  발길이 그닥 많지 않아서 원시림에 가까운 느낌을 줘 자주 다녔던 산이다.

처음엔 담배꽁초나 쓰레기 등이 어지럽혀져 있는 걸 발로 툭툭 치며 군시렁 대며 지나쳤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나도 옛날엔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고 다녔었음을 깨닫곤 얼굴이 벌개지면서 부끄러워지기 시작했고,

이후론 산에 갈 때마다 비닐 봉지를 하나씩 들고 다니며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보곤 이상한 사람 다 보겠네~하는 식의 눈초리를 느낄 수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2년 정도를 다녔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참 좋은 일 하신다고 칭찬을 해주는 사람도 있고,이제부턴 버리지 않겠다고 약속을 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던 중 반대편에서 올라오시던 한 노인의 손에 비닐봉지가 들려있는 걸 보곤 화들짝 반가웠는데,

그 몇 주 후엔 한 젊은 친구도 쓰레기를 주우며 반대편에서 올라오는 걸 목격하게 됐다.

가끔 술판이라도 벌인 듯 난장판을 벌이고 가는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확실히 쓰레기가 줄었다.

다니던 한의원에서 운동부족이 아니라 몸을 과하게 혹사시키는 측면이 있으니 높은 산엔 가지 말라는 권유를 받고 안 다닌 지 몇 년  되지만 ,

이젠 안 가 봐도 그 산은 여전히 깨끗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을 수 있으니...

버리는 사람도 적어졌을 테지만,줍는 사람들도 많아졌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이 산에서만 그럴까?

어딜 가든 그 몸에 밴 습관은 선순환을 촉발시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보통 사람들은 먹고 살아야 하니 얼마간의 불법을 눈감아 달라며 짭새들이나 관피아들에게 뒷돈을 찔러주고 편의를 본 것을 합리화한다.

하지만 그런 악행은 그들 마피아와도 같은 것들의 공짜심리를 자극해서,이젠 뒷돈을 안 주면 어떻게든 불편을 끼치며 은근히 요구를 하게 만든다.

이른바 급행료가 관행이 되고,나라 전체를 크고 작은 마피아들의 천국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어이없게도 우리들이 월급을 주고 고용한 심부름꾼들에게 삥을 뜯기고 있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부정,부패,비리가 온 사회에 만연하게 됐고,심부름꾼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도둑놈들,깡패새끼들을 월급까지 줘가며 고용하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심지어는 그 몹쓸 심부름꾼들이 주인 상투 끝에 올라타고 군림하려들게 만들었다.

또한 주인들에게 멋대로 죄목을 씌워 폭력을 가하고 영어의 몸으로 가두거나 ,간첩으로,역적으로 몰아세워 죽이기까지 했으니...

이런 개망나니들을 어찌 가만히 놔둘 수 있단 말인가?

 

우리에겐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해야할 일을 하는 사람에겐 칭찬을,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는 것들에겐 엄한 질책을 해야하는데,

지금 세상은 거꾸로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은 곤궁에 처하거나 죽임을 당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밥먹듯 하는 것들은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는 이 상황을 직시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소탐대실을 할 것인지,큰 일을 위해 잠시 불편을 감수할 것인지를 판단할 줄 아는 우리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