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롭지 않은 즐거움을 얻었다면,모름지기 예측할 수 없는 근심을 방비해야 한다.
--경행록--
경행록:명심보감 등에서 자주 인용되는 서적인 것으로 꽤 유명한 듯한데,
여러 경로를 통해 그 실체를 짚어 보려 했지만,결국 시간만 낭비하고 포기!
또 이 명언은 출처를 굳이 짚어 보지 않는다해도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서 통과!
우연히 흘려들은 한 강연에서 인생은 좋은 쪽과 나쁜 쪽을 오락가락하는 시계추와 같다고 한 것을 인상깊게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내 인생을 되짚어 보기도 했다.
행복했던 기억이 별로 없던 나로선 가다가 돌아오고 가다가 돌아오는 정도가 대부분이었지만,
확실한 건, 좋기만 했던 적도 없었고,나쁘기만 한 적도 없었다는 건 분명하다고 느꼈었다.
시계추처럼 정확히 자로 잰 듯 이쪽 저쪽을 오가진 않지만,화와 복은 번갈아 오는 게 맞다곤 생각지 않는지?
경행록에서도 그런 진실을 알리고 싶어하며 저 말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가끔 내가 이리 행복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불안해 하는 사람을 만나곤 한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보는 것이...
즐거우면 즐거운대로,어렵고 힘들면 힘든대로,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며 순간순간을 즐겨줄 순 없는 걸까?
그래서 난 어려서부터 내 멋대로 공자의 말씀을 비틀어서 내 것으로 해석했다.
낙이불음(樂而不淫)이 그것인데...
연애법을 물어온 제자에게 '낙이불음(樂而不淫) 애이불상(哀而不傷)'이라 일러주신 것으로 아는데,
사랑을 즐기되 음란하진 말고,이별이 닥쳐도 슬퍼는 하되 마음을 상하기까진 하지 말아라고 가르치신 것으로 안다.
그런데 난 음란할 음,지나칠 음에서 내가 원하는 훈을 찾아보려 백방으로 수소문은 아니고 조금 찾아봤더랬다.
그런데 어디서도 빠지다,집착하다 쯤의 뜻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음란하고 지나친 것과 빠지고 집착하는 것을 연결하려 나름대로 시도를 했고,드디어 해냈다.ㅋㅋㅋ
낙이불음(樂而不淫)!
즐겨라!삶을...철저히 즐겨라!하지만 빠지지 말아라! 집착하진 말지어다!
30여 년을 곱씹어댔고,주변의 친구들에게 설파까지 해가면서 나름대론 갈파를 했다고까지 생각했는데,
결국은 가정에,사랑에 집착을 해서 모두가 불행해지기에 이르게 됐고,이제 끝났구나 생각하니 불행이 끝났다.
두 번이나 바보짓을 한 끝에야 비로소 행복 쪽으로 시계추가 움직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그동안 행복해 보지 못했던 것을 하나씩 보상해주겠다는 식으로 가슴 벅차게 밀려들어준다.
그렇게 상승곡선을 타고 있으면서도 쉬지 않고 작은 하강곡석과 상승곡선이 반복되지만,전체적으론 상승을 하고 있다.
아~50여 년을 하강만 하는 삶을 살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니,남은 반백 년은 이렇게 서서히 상승만 하다가 절정에서 뚝 떨어져 죽었으면...
크게 바라는 것도 없고,욕심이 과하지도 않으니 건강만 잘 챙긴다면 불가능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
하지만 불가능할 것이란 걸 모르진 않는다.
그리고 늘 대비하며 살고 있기도 해서 막상 근심거리가 닥친다고 해도 당황하거나 무너지지 않을 수도 있다.
저 말은 그런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 아닐까?
사람들은 보통 고생끝에 낙을 맞이하면 이전의 올챙이 적을 망각하곤 한다.
그리곤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마구 무시하고,압박하기도 하고,괴롭히기까지 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즐거움이 오래갈 수는 없는 법이란 것도 ,곧 근심이 닥칠 것이라고 가르치는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즐겁고 행복한가?
그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근심거리가 생길 수도 있음을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살고 싶지 않은 일이 생길 수도 있음을 대비하란 말이다.
돈이 많아져서 즐거운가?그 돈이 화근이 돼서 가정이 풍비박산이 날 수도 있으니 신중히 대비하라는 말이다.
유비무환,무비유환(有備無患,無備有患)이 될 것임을 경고하는 말일 것이다.
즐겁거든 곧 닥칠 근심을 생각하며 자중하고,고통스럽거든 곧 닥칠 즐거움을 생각하며 조금만 더 힘을 내 보자!
즐거움도,근심걱정도 결국은 한 동전의 양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순간 당신은 삶의 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층 더 여유있는 삶을 향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