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밭 새벽편지 12주년 앵콜 로드> 늘 아침마다 새벽편지를 읽는 것으로 하루를 여는 스물아홉의 손성선이라고 합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수녀가 되고 싶어서 예비 수녀로 세상을 등지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제가 부모님의 뜻과는 거리가 멀게 스물여섯 나이에 대학입시에 도전하여 합격했습니다 부모님은 엄청 화를 내시며 안 된다고 하셨어요 저는 아버지께 처음으로 대들고 집에서 나와 홀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식당에서 새벽까지 일을 하였습니다 제가 일하던 식당에는 손과 발이 마비가 되어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1급 장애인인 사람이 항상 밥을 먹으러 오곤 했습니다 멀리 가지도 못하는 신체적 장애를 안은 그였지만 저는 서글서글한 성격을 가진 그 사람이 싫지 않았고 항상 찾아오시는 단골손님이라 나름대로 잘 해드리려 노력했습니다 어느 날 밤늦도록 식당 청소를 하는데 휴대폰에 문자 하나가 왔습니다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자신이 남들보다 신체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용기 있게 말도 못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그였습니다 그의 마음을 안 저는 수줍게 손을 내밀었고 저희 둘은 사랑을 키워나갔습니다 서로 달콤한 사랑을 하는 동안 그는 당당히 공무원 7급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장애 1급이라는 꼬리표를 저만치 떨쳐내고 해낸 것이죠 용기를 내어 부모님에게 믿음직스러운 그를 소개했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시큰둥하십니다 저희가 사귄 지 오백일이 되는 날, 그는 저에게 결혼하자고 프러포즈했지만 대답을 못해 주었어요 아버지에게 떳떳이 허락받고 아버지의 손을 잡고 예식장에서 신부로서 당당히 입장하고 싶은 마음에 아직 대답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새벽편지 프러포즈 사연에 응모합니다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사위, 내 남편을 보여드리고 싶고 그동안 고생하며 살아온 그에게 조금이나마 제 마음을 담아 주고 싶습니다 용남 오빠, 날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당신의 장애로 인해 우리 사랑까지 장애가 될 수는 없겠지요 그 장애를 뛰어넘어 우리 사랑 영원히 변치 말고 지켜 나가요 당신과 영원히 함께 하고 싶어요 나와 결혼해 주세요 - 손 성 선 (새벽편지 가족) - ------------------------------------------ 새벽편지에서 프로포즈 이벤트를 마련해 드렸던 손성선 가족님의 사연입니다 두 분의 귀한 사랑! 지금도 응원합니다 - 아름다운 사랑을 갖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