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한 눈으로 허공을 보면 허공의 별꽃이 어지럽고,어지러운 마음으로 꿈에 들면 꿈자리가 뒤숭숭함을 괴이타 말고,마음을 먼저 깨끗이 하라.

                                                  --지눌--

지눌(1158~1210)  고려시대.승려. 

보조국사(普照國師)라 불리는 그는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고승으로 우러름을 받는다.

선종과 교종의 일치를 위해 헌신하였으며,죽은 뒤에는 나라에서 그의 공적을 기려 불일보조(佛日普照)라는 시호를 내려줬다.(이 이화의 인물한국사)

20여 년 전 개업을 하고 얼마간의 고난을 겪은 후 자리를 잡고서부터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밀려드는 일거리에 기쁜 비명을 질러대던 중에,

갑자기 쓰러졌는데,한동안 원인도 알 수 없어 병원을 전전하다 혈액검사를 하고서야 과로란 진단을 받았다.

5년 가까이 겨우 걸어다닐 정도로 힘이 들었고,한의원 등에서 약을 지어먹고 조리를 하면서 지내는 하루하루는 참으로 고역이었다.

그 이전엔 손님들이 고마웠고,통장 잔고가 늘어나는 걸 보는 게 즐거웠으며,가족들의 존재도 기쁨의 원천이었는데,

과로로 쓰러진 이후엔 손님도,돈도,가족들까지도 다 귀찮고 ,짜증이 나게 만드는 원인들일 뿐이었다.

얼마간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땐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가서 함께 어울리면 기쁨도 배가되고,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하지만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을 때 사람이 조금이라도 부대끼면 기분도 나빠지고 싸움을 하게도 된다.

반쯤 물이 담긴 컵을 보고도 반 밖에 안 남았다며 불만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반이나 있다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

그걸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감사한 일이 되기고 하고 ,불만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을 다스려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당장 내 심리상태가 보이는 것에만 집중해서 판단을 하고 생각을 하고 말면,좀체로 행복해지기가 쉽지 않다.

모든 사물현상을 접하면서 얼마간의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하고,가급적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말이리라.

그러기 위해서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함을 강조한 말이기도 할텐데...

어젠 운동을 하면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고,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둥실 떠있는 걸 보게 됐는데...

참으로 복스럽고 포근한 기분이 들면서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왔다.

그런데 나이가 어려서  궁핍할 때 하루종일 시달리다 밤길을 걸어서 썰렁한 자취방으로 갈 땐 두둥실 떠있는 보름달이 왜 그리 슬퍼보이던지...

추운 겨울날에 길을 걷다 길옆으로 난 창문을 지날 때 환하게 밝혀진 창문 안에서 까르르깔깔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면 ...

아~왜 그리도 가슴이 썰렁하고 가슴 속을 쑤시듯 휑뎅그렁해지던지...

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들을 보면 내 기분도 덩달아 흐뭇해진다.

이처럼 환경에 따라 똑같은 현상을 대하는 기분이 달라지지만,얼마간의 수양이 이뤄지면,환경에 상관없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마음을 깨끗이 하라는 것은 무엇일까?

더러운 마음은 무엇이고,깨끗한 마음은 무엇일까?

화를 내고,질투를 하며 ,미워하는 등의 부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마음이 더러운 것일 게고,

사랑하고,배려하며,용서하는 등의 마음이 깨끗한 것일 터.

그런데 더러운 마음은 갖기가 쉽다는 특징이 있고,깨끗한 마음은 얼마간의 수양이 따르는 ,좀 수고스러운 면이 있다.

더러운 마음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더러워 보인다는 것을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반면 깨끗한 마음을 갖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도 깨끗해 보이고,따라서 살고자 하는 의욕도 마구 치솟게 되면서 매사에 긍정적 사고를 하게 된다.

나눔도 깨끗한 마음이라 할 수 있겠는데,

한 번 나눠 보면 아깝다는 마음 대신 더 큰 기쁨을 얻게 되고,더 많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선순환의 효과가 있다.

즉,더러운 마음은 악순환을 초래하고,깨끗한 마음은 선순환을 촉발시킨다.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잠깐씩이라도 마음 청소를 한다면 당신의 삶은 한결 행복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