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예쁘게 든 서점 계단에 놓인 울퉁불퉁 모과 한 알. 가을이 너무나 느껴지는 이 풍경에 가슴설레했다.
주택가에는 곳곳마다 잘 익은 감들이 주렁주렁. 가을 너무 좋아. 가을 만만세.
새로 생겼다는 카페겸 밥집에 가서 크림스튜 정식이랑 무화과 에이드를 시켰다.
창밖에 온통 가을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요즘은 카페며 음식점이며 뭔가 감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 많은 것 같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씨였는데 괜히 나들이를 하고 싶어서 가을 산책을 나섰다.
가을은 자꾸 허튼 생각에 빠지고 우울한 감정이 드는데 그 기분이 그리 나쁘지가 않다.
가을에만 허용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우울한 생각, 죄책감 같은 것들을 생각하며
빠삭빠삭 낙엽을 밟고 싶었는데 젖어있는 낙엽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러다 들어간 카페에서 마들렌을 서비스로 줘서 고마웠다.
내가 놓아버린 사람이 자꾸 떠오르는 까닭은 무엇인지.
지지난밤에...밤잠도 가져가지 않을까.
늦은 가을, 이별 노래도 많고
그런데 난...음과 머리와 손끝을 기울여, 내 감정의 흐름결을 매만질 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