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12

[오늘의미션] 내년에도 그대로 있었으면..


BY 사교계여우 2019-12-30

연이틀 새벽까지 윗층은 소란스러웠고 잠깐 짜증이 났다.
자려고 누웠다가 일어나서 소주 2잔을 마셨다.
담배도 폈다. 찬바람 맞으며 짜증을 내는 내가 슬프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찌어찌 잠들었다.
소음이 심했던건 아니다. 다만 간간히 그랬다. 기분이 많이 안좋았던것도 아니다. 그냥 쪼금.

비가 그치고 나서 맑게 개면 좋지만 반대로 안좋아지기도 한다.
오늘은 그랬다. 온통 흐렸고 습기를 머금은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이런날 따뜻하게 해놓고 집에 있으면 괜찮기도 하지만 별로 괜찮지가 않네. 그냥 그랬다.
바깥 날씨와 나를 분리하기가 쉽지 않은 날이었다.

제주영화 두편을 봤다. "애월"과 "어멍"
일하며 설렁설렁보느라 잘 모르겠다. 나중에 다시 봐야지. 그치만 좋았다.
애월은 흔한 얘기 같았는데 왜 늘 저럴까 의문이다.
어멍은 엄마랑 아들이 계속 싸우는게 좋았다.
사투리가 너무 많아 자막이 필요하다. 그래도 대충은 알아들을거 같다.
제주도 사투리가 난 좋은가 보다. 듣고 있으면 그냥 좋다. 여러모로 신기하다.


올해가 하루 남았다.
내년부턴 정말 다르게 살아봐야지. 하는 결심을 아주 연하게 해본다.
결의에 찬 각오가 아니라 그냥 좀 궁금하다. 다르게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정도의 마음.
그럼 내 삶이 어떻게 달라질까? 하는. 그 생각을 더 해봐야겠다.

그알에 나온 전주 지도를 보니 내 고향이다. 그렇게 살벌한 곳이 아닌데.. 사람들 말이 우습다.
생각난김에 간만에 로드뷰로 동네 구경을 했다. 정말 아련하다. 어릴때 생각이 마구마구 난다.
여전히 그대로인 골목들이 있다. 주변은 바뀌었어도 골목의 폭 경사 각도 그런건 그대로니까.
여전히 기억나는 어떤 것들의 위치들이 신기하기도 하다.
마음이 조금 아프다. 정말 안녕인 것들. 제대로 인사하지 못하고 떠나보낸 것들.

사람이 변해도,
이런 풍경들은 2020년에도 그대로 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의미션] 내년에도 그대로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