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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시


BY 개망초 2021-09-01

가을날

 

주여 가을입니다

여름은 참 위대하였습니다

해시계 위에 그림자 누이시고

들에는 바람 시원히 불게 하소서

 

열매를 맺게 하소서

다수운 햇볕을 더하시어

익어서 단 맛이

가득하게 하소서

 

집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외로운 사람은 그저 외로울 것입니다

잠 못 이루며 글을 읽고 긴 편지를 쓰고

나뭇잎 뒹구는 길을 헤맬 것입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