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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후기]장수상회-식스 센스의 반전을 기대하세요.


BY 왕눈이 2015-04-03 13:31:31

오랜 가뭄끝에 단비가 열정적으로 내리는 어젯밤 엄마와 함께 영화 '장수상회'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TV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너무도 재미있는 티저영상을 봤던터라 기대가 컸습니다.

지난번 감동스럽게 보았던 '국제시장'에 버금가는 영화가 아닐까 하는 마음과 특히 엄마가 좋아하는

두 배우 박근형, 윤여정씨가 출현한다니 믿고 보아도 좋은 영화가 되리라 짐작했습니다.

 

 

예전에 살던 노원구를 다시 찾으니 반갑고 오랜만에 연로하신 엄마와 함께 하니 더욱 즐거운 시사회였습니다.

예고편에서 느꼈던대로 늘그막에 사랑에 빠진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이야기라면 엄마가 더 좋아하실 영화가 아닐까요.

 

 

소양강댐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가뭄이 심각하던 요즘 극장밖에서는 강풍을 동반한 굵은 빗줄기가 시사회 축하 축포처럼 근사했습니다.

분명 이 영화 대박날 징조가 분명합니다. ^^

 

 

첫 장면은 아주 오래전 수유리-지금은 수유동이지만 예전에는 분명 '리'였을겁니다-의 넘실거리는 벼이삭 사이로 버스가

도착합니다. 가지런히 머리를 땋은 여고생과 교모를 쓴 남학생이 수줍게 꽃을 건네고 서로의 이름을 묻습니다.

이 첫 장면이 나중에 아주 깊은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걸 아직은 짐작도 못했습니다.

 

 

해병대 출신인 김성칠 할아버지는 장수마트에서 일을 하는 아주 괴팍한 노인네 입니다.

가족도 없이 혼자 살면서 마치 흥부전에 등장하는 놀부처럼 남 잘되는 꼴도 싫고 심술만 가득한 고집스런 노인네인데요.

걸핏하면 손님에게 성질을 부리는데도 장수마트의 사장은 짜를 생각은 없는지 할아버지를 잘 대해줍니다.

알고보니 수유동에 몰아닥친 재개발 열풍으로 모든 주민들이 재개발을 원하고 있지만 김성칠 할아버지만 도장을 찍지 않는

바람에 살살 구슬려서 도장을 받기 위해 잘해 주는 것 같습니다.

 

 

이 고집스런 김성칠할아버지의 마음을 흔들 할머니가 이사오면서 로맨스가 시작됩니다.

꽃집을 하는 할머니의 이름은 금님씨. 성은 임. 임금님씨입니다. ㅎㅎ

 

 

이 무뚝뚝하고 괴팍한 할아버지에게 상냥하게 다가선 임금님 할머니의 대쉬로 김성칠 할아버지의 마음도 조금씩 움직이는데요.

이러저러 재개발이 되야만 밀린 빚도 갚고 기러기 가족과도 재회를 기대할 수 있는 동네 사람들은 어떡하든 임금님 할머니가

김성칠 할아버기를 유혹(?)해서 도장을 받게 할 날만을 고대합니다.

이리하여 김성칠 할아버지 로맨스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첫 데이트를 위해 장수마트 사장은 레스토랑에서는 어떻게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꼼꼼하게 가르쳐주고 멋진 양복과 카드까지 빌려줍니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데이트!

 

 

놀이공원에도 가고 왈츠교습에도 함께 가면서 둘의 사랑은 깊어지기 시작합니다.

서로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들이니 이렇게 남은 시간을 함께 하면 좋겠구나 싶은 순간 이 영화의 반전들이 시작됩니다.

식스 센스에 버금가는 반전!

금님씨와 성칠씨에게 어떤 비밀이 숨겨있는지 꼭 확인해보세요.

 

 

포스터에 있는 '스포일러는 안된다니까'가 이제 이해가 되는군요.

저는 '장수상회를 더욱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 4 단계를 모두 수행완료 했습니다.

 

보는 내내 주변에서 훌쩍 거리는 소리가 들려 저는 절대 울지 않겠노라고 속으로 결심을 했습니다.

곁에 계신 엄마는 어쩌신가 싶어 자꾸 눈길을 갔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 10분! 아무리 심장을 강철로 도배한 사람이라도 마의 이 10분은 절대 견디지 못할거라고 자신합니다.

제 무너진 눈물샘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넘치고 말았습니다.

물론 곁에 계신 엄마도 우시고.

 

혹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던 부부의 말년을 그린 '아무르'와 송재호씨와 이순재씨 김수미가 출현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보신

분이라면 더욱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사랑이란 끝까지 상대를 책임지는 것.

가족의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준 영화였습니다.

꽃들이 찬란한 요즘 특히 부모님 손을 잡고 함께 하면, 그리고 서서히 늙어가는 중년의 부부가 함께 하면 좋을 영화입니다.

물론 어린 친구들이라면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줄 영화가 되겠네요.

'더 늦기전에 열심히 아낌없이 사랑합시다.'

돌아나오는 관객들의 눈을 보니 모두 눈시울이 붉었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좋은 영화라고 칭찬이 자자하네요.

사실 몰랐는데 마지막 엔딩 자막이 올라가면서 보니 감독이 강제규씨 였습니다.

아하 역시 그였군요.

천만이상을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시사회 감사히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