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에 전가족이 볼만한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갑작스럽게 소나기도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였지만 영등포 롯데시네마로 향했습니다.
제목이 일단 마음에 드네요. 해피 홀리데이라...행복한 휴일이라니 밝은 영화같네요.
시사회 안내 화면에서 이 여배우를 봤는데요. 영국영화인데 이 배우는 영국배우가 아닌듯...했는데 검색해보니 아주 유명한
영국출신 여배우가 맞네요.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성장해서 그런지 영어가 아주 독특해서 인상에 남네요. 암튼 이 여배우가
이 영화에 엄마로 등장합니다. 욕쟁이 엄마라고는 하는데 자막에서는 뭐 그다지 욕이 많이 보이지 않았구요.
아빠로 나오는 이배우 낯이 익지요? 닥터후에 나왔던 데이비드 테넌트입니다. 바람피우다 걸려서 이혼당할 위기에 처한
불쌍한 아빠로 나오는데 허당이에요.
이 녀석들이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뭐든지 메모를 하지 않으면 못견디는 큰딸 로티, 완전 사고뭉치 믹키, 귀엽지만 황당한
막내딸 제스...욘석들이 사고를 칩니다. 하지만 아주 감동스런 사고지요.
이혼을 고려중인 아비와 더그는 아버지의 생신을 맞아 자동차로 스코트랜드로 향합니다.
물론 그 사이에도 두 사람은 아웅다웅 싸움질에 아이들은 지겨워하고...어찌어찌 할아버지의 집이기도 하지만 더그의 형이
주도적으로 차지한 집에 도착합니다. 사실 이 큰아버지부부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 모든걸 자신이 좌지우지하려는 제왕
스타일의 큰아버지와 갱년기 우울증에 시달리는 큰엄마, 아버지의 등쌀에 주눅들어 기를 못펴는 사촌형까지..
생일잔치의 주인공 할아버지는 말기암 환자로 죽음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방지축 손주들을 보면서 행복해합니다.
그 행복을 깨지 않기 위해 더그와 아비는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따로 살고 있다는 얘기를 절대 하지 말라고 하지만 아이들은
전하지 말까지 더해 할아버지에게 친절하게 전하게 되지요. 아무리 개방적인 서양이라고 해도 자식의 이혼은 마음이 아프지요.
엄청 부자인 큰아버지는 무려 240여명을 초대하여 거창한 생일파티를 기획했지만 이 생일파티는 열리지 못하게 됩니다.
오래전 할아버지는 유명한 야구선수였고 바이킹의 후손이었다고 하네요.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는 마지막 생일이 될지도 모를
이 날 아침 손주들과 함께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스코틀랜드의 해변으로 향합니다.
영화스크린에서 만난 스코트랜드에 해변은 너무나 아름답네요.
거대한 자연의 풍광에 죽음을 앞둔 노인의 인생이 겹쳐집니다. 그리고 천진한 아이들과의 마지막 추억을 만듭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해변에서 가장 사랑하는 손주들 곁에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아이들은 할아버지를 위해 마지막으로 멋진 파티를 시작합니다.
부부들의 문제는 세상 어디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이혼을 앞둔 부부와 그런 부모를 지켜봐야 하는 아이들.
제왕처럼 군림하는 가장과 그 곁에서 주눅들어 살아가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죽음을 앞둔 노인의 문제까지...우리 사는 모습과 비슷합니다.
톰과 제리처럼 앙숙이었던 부부도 분명 언젠가는 사랑이 넘치는 시절이 있었을겁니다.
이혼도 연습이 필요하겠구나...싶네요. 적어도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하는데...
이 영화의 압권은 바로 아이들입니다.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부부와 형제의 모습에서 배울것이 없다고 판단한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위해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파티를 여는 장면이 감동스럽습니다.
다소 공포스러운 방법이긴 하지만 할아버지가 간절히 원했던 방법이지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문득 우리 어른들..아이들 앞에서 부끄럽게 살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보게 되는 영화였습니다.
부모님이나 아이들 함께 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