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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궁궐 저주 사건 - 유승훈 저


BY 비법이 2018-10-17 04:02:45

저주 사건’을 중심으로 조선 역사를 돌아보는 이 책은 궁궐에서 발생한 아홉 건의 저주 사건을 선별해 그 흐름과 의미를 집중적으로 되짚는다. 저자는 이능화의 『조선무속고』를 통해 조선시대의 저주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그중 특히 원인과 결과가 분명한 사건들을 이 책에서 다룬다. 성종 대 저주상자 배달 사건, 중종 대 작서 사건과 목패 저주 사건, 광해군 대 무녀 옥사 사건, 인조 대 저주 사건과 번침, 효종 대 조귀인의 뼈 저주 사건, 숙종 대 장희빈의 저주 사건, 영조 대 무신당의 저주 사건, 정조 대 존현각 자객 침입 사건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조선 역사는 궁궐을 주요 무대로 삼아 왕과 권력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중심인물로 조명되어왔다. 이 책 역시 궁궐을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는 같은 맥락일지 모르나, 그 핵심에 저주 사건이 있고 또 역사에서 배제되었던 무속인들과 권력에서 밀려났던 이들이 사건의 주동자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역사를 쓰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그늘지고 음습한 조선 왕실의 한편에서 나라를 뒤흔드는 저주 사건이 끊임없이, 그것도 광범위하게 발생했다는 점이다. 온갖 동물 사체와 뼈가 몰래 궁궐에 묻혔다. 효종 대에는 궐내 저주물을 청소하기 위해 3개월에 걸쳐 대대적인 수리 공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렇듯 당당하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저주 사건은, 말하자면 욕망과 감정의 산물이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 쟁취의 이면은 혼탁하고 불순하다. 특히 왕권사회였던 조선에서는 왕에게 기대어 권력을 좇으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웠는데,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저주’였다. 그리하여 은밀한 정치와 악의적 저주는 한 몸으로 결합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처럼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조선 궁궐의 은밀한 저주 사건을 밝히는 일은 역사의 밝은 면만이 아닌 어두운 면까지 드러내며 ‘성찰하는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