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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주말 문화생활


BY 사교계여우 2019-01-14 12:46:29

모처럼 주말.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겨두고 소소한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카페로 갔습니다.
딸기 뭐시기 음료수와 츄러스를 함께 냠냠하며 책을 읽었지요.
읽은 책은 그 전 주말에 도서관에서 빌린, '보르헤스에게 가는 길'이란 제목의 책입니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이 책은 작가 겸 편집자인 망구엘이 어렸을 때 늙은 거장 보르헤스와 만났던 일을 담담하게 회상하며 쓴 이야기구요.
근데 확실히 유명작가라 그런지 자랑하는 법을 잘 아는 것 같네요. 누가봐도 자랑거리인 그런 일은 호들갑 떨면서 쓰기보단 별 거 아니란 듯 써야 남의 부러움을 삽니다.
'별 건 아니고~ 내가 어려서 보르헤스 좀 만난 적 있어~ 뭐 별 건 아냐~ 지금 생각한 건데 거장은 거장이더라고~ 에이 근데 별 거 아냐~ 보르헤스 정도야 뭐 다들 한번쯤 만나보거나 하지 않나?~ 근데 역시 대화하는데 그 깊이가 다르더라~ 에이 별 거 아니라니까~'
부들부들... 몹시 부러웠음.


부록으로 보르헤스의 어록 같은 게 실려있는데, 인상깊어서 찍어봤습니다.

책을 읽기 전엔 왜 퇴근 후에 혼자 이러고 있나, 집에 종류별로 차도 많은데 음료수 값 아깝다, 간식 대신에 집밥을 먹고 싶다 등등의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의자에 몸을 맡기고 히터빵빵 캐롤브금 달달음료와 함께 책을 한 권 읽고 일어나자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단지 퇴근 후에 책 한 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엄청난 뿌듯함을 느낀 밤이었습니다.
이거 제법 괜찮은데... 자, 그럼 다음주엔 뭘 할까...?
[오늘의미션] 주말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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