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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미술관에 간 윌리


BY 최경아 2008-10-05 01:54:47

이 공연하고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무려 공연 볼 기회가 4번 정도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한번은 너무 보여주고 싶어서 티켓 예매하려고 봤더니 월요일만 공연을 하더라구요.
아이 수업 빼먹고까지는 보고 싶지 않아서 윌리와는 인연이 없구나 하고 생각을 접었더랬어요.
그런데 다시 행복한 미술관에 간 윌리를 공연하더군요.
기회를 보고 있던 중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겨 윌리를 보러갔어요.
미리 자유석인걸 알고 한 30분 전에 도착했더랬죠.
너무 일찍 갔던지 딸아이와 저 달랑 두명만 와있더라구요.
화장실 다녀오고 사진도 찍고 리플릿도 읽으면서 두번째로 줄을 서서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렸어요.



그런데 어떤 분이 갑자기 공연장 문을 열고 들어 가시더니 나오면서 맨앞에 서시더라구요.
그래서 줄서야 한다니까 자신이 제일 먼저 왔다고 하더라구요.
아이랑 두명이면 그냥 두려고 했는데 아이까지 다섯명 정도가 끼어들더라구요.
도착하기는 내가 제일 먼저 왔고 일단 줄을 서야 한다고 했더니 순순히 뒤로 가시긴 했는데
왜 질서를 지키지 않는지 그런 말 하는 제 자신이 더 쫀쫀해 보이는거 있죠..
티켓팅을 하고 입장..
맨 앞줄 정 중앙에 앉아있는데 또 제일 나중에 들어온 엄마가 우리 아이 옆에 자기 아이를 앉히시더라구요.
아이 반명정도 들어갈 자리인데 그곳에 아이를 앉히니 우리 아이는 좁다고 하고
다행히 어린 아이 한명이 빠지고 나서야 편하게 앉을 수 있었어요.
공연 시작되기 전부터 이렇게 기분이 좀 그랬답니다.
다들 앞에 앉고 싶지 않겠어요?
그래서 전 30분이나 먼저 갔구요.
아이들에게 질서를 가르쳐야 할 엄마가 아이에게 무질서를 가르치는 꼴이 되었으니..
좀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공연이 시작되고 먼저 오디 선생님이 나오셔서 각종 악기의 이름과 특징, 소리들을 들려주는 시간을 갖었어요.
큐코드라는 악기는 처음보는데 손으로 쭉 훓기만 하니 너무 아름다운 소리가 들리더군요.
우리 아이 제일 먼저 손을 들어서 큐코드를 연주해 보는 영광을 얻었답니다.
그 외 멜로디 차임이라는 악기도 아이들이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도록 해 주시더라구요.

차례대로 네분의 오디 선생님들이 나오시면서 행복한 미술관이라는 책을 읽어 주십니다.
맨 앞장에 엄마의 발걸음은 가볍고 아빠는 TV를 보면서 쉬고 싶은 생각에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그런 후 미술관에 가서 그림들을 감상하고 나오면서 엄마, 아빠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걸어나오죠.
형과 윌리도 기분 좋은듯 보이구요.
작년인가 윌리 보러가려고 도서관에서 행복한 미술관이라는 동화책을 아이에게 읽어준 적이 있었어요.
동화책을 읽어줄 땐 아이가 그렇게 재미있어 하지 않았는데 역시 오디선생님들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그 책이 무대 가득 큰 그림으로 나오니 더 멋지고 새록새록 생각이 나는게 좋더라구요.
그림에 대한 설명도 잘 해주시고 모든 말들에 멜로디를 입혀서 흥이 절로 나게 하더군요.
우리 아이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어찌나 적극적이고 재미있어 하던지
아이들의 호응도가 이렇게 까지 높은 공연은 처음 본 것 같아요.
엄마가 어떤 형태만 있는 그림을 그려놓으면 윌리는 거기에 아빠의 얼굴, 신발, 병아리 등으로 완성한 그림들을 보니 참 인상적이었답니다.
오디선생님이 하트를 그리신 후 할머니의 얼굴로 그림을 완성하는 장면도 너무 좋았어요.
집에와서 꼭 아이와 같이 해보리라 결심했건만 아무래도 빠른 시일내에 못해줄 듯 해요.

두번째로 미술관에 간 윌리를 읽어주십니다.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쇠라의 그랑자드 섬의 일요일 오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등의 그림을 보여주시더라구요.
하나하나 설명도 재미있게 해 주시고 입담이 어찌나 좋던지 연신 얼굴에 미소가 머금어지게 되더라구요.



윌리가 그린 비너스의 탄생이예요.
윌리는 원숭이 마스크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감상할 땐 마스크를 벗는 답니다.
모든 그림을 원숭이로 바꿔서 그렸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또 점묘법으로 그림을 표현한 쇠라의 그랑자드 섬의 일요일 오후..



굉장히 큰 그림이랍니다.
조기 보라색 치마를 빨강, 파랑의 점들을 찍어서 그렸는데 무려 30일이나 걸렸다더군요.
이렇게 그림설명도 해 주시고,
오디선생님들이 초록 쓱싹, 빨강 쓱싹, 파랑 쓱싹.. 멜로디를 실어 부르며 관람석을 돌면서 
모든 아이들을 한번씩 만져주더라구요.
아이들 깔깔 거리며 어찌나 좋아라 하던지요..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몰랐네요.
아담의 창조를 설명해 주시면서 엄마는 사랑을 많이 주는데 아이는 받을 준비가 안되었다는
이야기를 해 주시면서 우리 오디 친구들은 그러지 말기를 약속하면서
아쉬운 한시간이라는 시간을 마무리했답니다.
우리 아이는 집으로 돌아 오면서 오디 친구들~ 네~   오디 친구들~ 네~하면서 흥얼거리며 오더라구요.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또 보고 싶다고 해요.
잔득 기대를 안고 공연을 관람했는데 그 기대 이상이었어요.
음악과 미술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었던 그런 소중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어찌나 오디선생님들 열심히 하시던지 얼굴 가득 땀을 흘리면서도 한명의 아이도 놓칠새라
열심히 만져주시고 쓰다듬어 주시고 마음을 다해 정성껏 공연에 임해 주시더라구요.
얼굴엔 항상 미소 가득인 표정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습니다.
열심히 해주신 오디 선생님들 감사드려요..

오디선생님 목소리 자체가 악기더군요.
어쩜 목소리가 그렇게 좋은지.. 우리 아이는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잘 부르냐고 저에게 묻더군요.
그래서 열심히 연습하면 되지~ 하고 말해줬는데 타고나는 것도 있어야 하지 않나요..



공연을 다 보고 나오니 공연의 전체 내용을 이끌어 주신 오디선생님께서 힘드셨을 텐데도
아이들 일일이 안아주시면서 미소를 보여주시니 이렇듯 우리 아이도 행복해 하네요.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오디의 혹부리 영감이 기억이 나서 혹시 이 공연에 참여했냐고 물었더니
윌리만 했다고 하더라구요.
오디의 공연은 항상 재미있고 즐겁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