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의 기쁨을 만끽한채 이웃집 아줌마인 내친구와 함께 간만의 외출에 들뜬 맘을 안고 5호
선 광화문역에 내려서 덕수궁쪽으로 가면서도 왜이리 가슴이 뛰는지... 이시간에 우리가 광
화문에 와있다니! 연극도 연극이지만 결혼 생활 10여년이 지나면 예전 아가씨적 데이트를
즐겨본 기분이 들정도로 신났다... 비록 신랑들은 아니지만, 이 나이 정도면 우정도 좋은 데
이트 상대다.
덕수궁 돌담길과 어울리는 정동... 넘 좋았다. 거기에 정동세실극장
넘넘 운치있고 들어가는 순간도 기뻤다..
정신병동의 이야기라... 한참을 들어야만 이해할수 있는 연극이라서 우린 아무말도 서로
묻질 않고 배우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야만 했다.
뻐꾸기둥지란 정신병동이란 것도 팜플릿을 사서봐서 알았다. 책도 읽지 않고 갔기에
집중해야했다.
레치드와 맥머피가 주인공이다. 아폴론형과 디오니소스형의 대립과 갈등의 얘기라 한다.
지적인 아폴론형, 여기엔 단정, 엄격, 질서, 조화를 추구한다.
도취적 격정적인 디오니소스형, 여기엔 열정, 광포,파괴 를 말한다.
인간은 이 두가지가 조화롭게 형성되었을때 비로소 올바른 삶을 말할수 있다고 한다.
이 아줌마가 이렇게 까지 이해했음 너무나 사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아이들에게 훈계를 할때도 지적과 감정이 조화롭게 되어야 하는데 난 그렇지
못한것 같다. 우선 감정이다.. 바로 나부터가 이 한편의 연극으로 나를 돌아 볼수
있게 되서 아줌마닷컴에서 기회를 준것 같다. 잘 보고 왔고 후기도 두서없이
써봤다. 아직도 그 맥머피의 자유분방함의 웃음과 레치드의 산울림같은 외침이
귀에 윙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