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딸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기 위해 길을 나섰는데
용산역에서 5분거리라는 정보만 알고 전철에서 내려
지나가는 이들에게 물어보니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약간은 황당했다.
어찌 어찌 겨우 물어서 찾아간 랜드 시네마.
영화관은 시사회보러 온 사람들로 여지없이 붐비적거리고...
길찾느라 뭘 먹지도 못하고 바로 갔는데
마침 과자를 주어 얼마나 반갑던지.
영화는 이미 예상했던 대로 엄마와 딸 이야기였다.
죽어가는 엄마를 살리기 위한 딸의 처절한 몸부림이
안타까웠고,
자식을 위해 수술마저 포기하려는 엄마를 보면서
과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투박한 부산사투리는 딸과 엄마를 친구처럼 느껴지게 하고
좌충우돌 부딪히는 갖가지 에피소드가
학창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살며시 입가에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마지막 엄마와 함께 금산사로 가는 길.
벚꽃이 만발하여 너무 곱다라고 감탄하는 엄마의 모습속에
과연 나에게 저런 일이 닥치면 우리 딸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먹먹해졌다.
참으려해도 주책없이 흐르는 눈물속에 힐끔 옆을 보니
딸또한 훌쩍거리고 있다.
영화를 보고나서 선선해진 가을날씨를 느끼며
팔짱을 꼭 낀채 걸어나오면서
딸은 그런다.
열심히 공부할거라고...
그 결심이 언제 변할 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같이 가길
잘 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영화를 볼 수 있는 딸이 있어 좋았고
그런 기회를 주신 아컴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