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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비밀 후기!


BY 소소 2011-08-24 17:58:01

아리랑소극장. 대학로의 수많은 소극장과 비슷한 규모로, 계단수로 가늠키로는 지하2층 깊이쯤 되는 것 같다. [달콤한 비밀] 이 연극은, 각기 다른 3편의 연극들이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돼있고, 3편의 연극은 모두 '비밀'이라는 공통 소재로 일맥을 잇는다. 전체적인 감상은, 1편과 2편은 각본도 연기도 다소 덜 다듬어진 느낌이었고, 3편은 참 좋았다. 연출은 1편과 3편이 좋았고, 마지막 앤딩에서 배우들끼리 각자 열연했던 배역을 서로 불러주며 다시금 배역을 정리해 보여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1. 아버지 날다
"어머. 이것이 엄마가 내게 건넨 첫마디였다. 어머,어머,어머,어머,그리고 첫날밤에도 엄마는 그렇게 질러댔고.... 그렇게해서 네가 태어났다" 이런 비슷한 대사였는데, 이 대목은 솔직히 좀 민망했다. 아마 어머니랑 보러 가서 그랬던 거겠지만. 연극 끝부분, 잠든 소년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과거의 엄마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 허니허니
엄마와 공무원 아저씨의 연기가 좋았다. 연기가 좀 오버된 면도 있었지만 덕분에 활기찼고 간간이 웃기도 했다.
 
3. 동백꽃(김유정)
[허니허니]의 엄마 역 배우의 '아리랑' 노랫소리도 시작하던 이 연극. 그 배우 노래를 참 잘했다. [허니허니]의 딸 역 배우도 '한많은 이세상....'부를 적에 보니 노래를 곧잘 했다. 워낙 유명한 작가 김유정의 소설이라 알고있는 내용이면서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가 궁금해지는 연극이었다. 북,장고,꽹과리 등 한국적 가락과 소리가 무대 중앙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연극 내내 한데 삽입되어진 이 작품은, 오히려 더 길게 보고픈 마음마저 들었다. 북과 장고소리가 그렇게 흥겹고 즐겁게 들린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은데, 연극의 힘인가 보다. 점순이가 소년에게 '너네 아부지 고자지?'하고 놀리자 소리내어 울며 걸어가는 소년과, 그 무대 가득 퍼지는 '아리랑'노랫자락이 인상적이었고, 뭔가 짠한 느낌마저 들었다. 두마리의 닭 표현도 기발했고, 전체적으로 무척 흥겹고 흥미롭고, 연출과 표현에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각본과 연출을 좀더 살려서 이 작품만으로 연극 한 편을 통째로 재구성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