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려 한 이유는 단 한가지 였다.
예고편에서 흘러나온 OST인 Taylor Swift 의 'Love Story'...
내 지난 사랑이 정말 좋아했던 노래였고, 많이 불러주기도 했던 노래였기에 씁쓸한 기분이 들면서도
그 씁쓸함과 아련함을 즐기고자 극장을 찾았다.
언제나 그렇듯 영화의 대한 정보를 하나도 알지 못한채 영화를 보면 새삼 느껴지는게 더 커지는것 같다.
사랑에 실패하고 당분간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게 지내고 있는 내게, 사실 이 영화는 거북하기 까지 했다.
너무도 순탄하고 그저 아름답고 이상적으로 그려내는 뻔한 멜로물로 보이기까지 했으니...
하지만 기억과 추억이라는건 마음 한구석에 조용히 덮여있다가 항상 이런 단순한 계기로 들춰지곤 한다.
약혼자와의 무미건조한 연애와 그에 대한 야속함이 나를 생각케 하였고, 손자와의 잔잔한 사랑의 시작도 내 기억을 더듬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했던가.. 삐딱한 요즘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결국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의 진부한 자기 위안이라고...
영화속에서는 과거의 사랑, 현재의 사랑, 미래의 사랑을 보여준다. 각기 대상은 다르지만 모두 사랑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사랑을 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던 주인공과, 옛 사랑을 담고 있는 할머니,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되는 손자.
영화를 보면서 느낄수 있었다, 그들의 인연과 사랑은 결국.. 타이밍이나 상황따위가 아닌, 자기 자신들이 만들어 냈다는 것을..
떠난 사랑과 새로운 사랑... 대부분의 우리네들의 사랑도 영화에서 보여주는 사랑과 크게 다르지 않을것이다.
다만, 영화라는 매체의 특수성으로 인해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부분까지 크게 느끼게 해주는게 아닐까.
두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평소에는 쉽게 담지 못할 감정을 담아볼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영화지만 영화관을 나서게 될 즈음엔
지극히 영화다운 사랑... 지극히 이상적인 사랑을 구경하고 나온 것이라는 것을 새삼 되내이게 해주기도한다.
극적인 반전이나, 작은 위기감 조차 없는 평탄한 영화지만 지금과 같은 가을날에 더없이 어울리는 귀여운 영화였다.
사랑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 운명같은 사랑을 꿈꾸고 있는 이들에게 올 가을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그들의 감정을 움직이며 잔잔한 행복과 미소를 안겨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