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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하는 선생이 학생을 어찌 가르치나?


BY 일필휴지 2008-10-10

 

포사(褒似)는 고대 중국의 주(周)나라 유왕(幽王)의 왕후(王后)이다.

포사의 출생에 관해서는 신기한 전설이 전해지는데

이 여인은 용(龍)의 침에서 잉태했다고 한다.


쏟아진 용의 침을 밟은 한 궁녀가 무려 40년이나 지난 어느 날에 그녀를 낳았단다.

이 사실을 보고받은 왕후는 이 갓난아이를 괴물로 여기고 즉시 강에 버리게 했다.


하지만 활과 화살을 만들어 생계를 꾸려가던 어떤 남자가

포국의 강가에서 버려진 여아를 발견하고 데려다 길렀다.

이후 생활고로 말미암아 그 여아를 그 지방에서 부자로 알려진

사(似)씨 성을 가진 사람에게 양녀로 주었는데

이로부터 그 여아는 ‘포사’라는 이름으로 길러진다.


포사는 점점 자라 시집 갈 나이가 되자 그 미모가 가히 경국지색(傾國之色)이었다.

기원전 779년에 주나라 유왕은 포나라를 정벌하게 되었는데

이때 어떤 포나라 사람이 유왕에게 포사를 바쳤다.


유왕은 무능한 왕으로써 하루 종일 후궁에서 포사와 놀기만을 일삼았다.

그는 포사를 얻은 후 그녀를 보물 아끼듯 하였지만 그녀는 도통 웃을 줄 몰랐다.


유왕은 포사의 웃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기 위하여 별의별 작태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때 한 간신이 봉화를 피워 제후들을 놀려주자는 건의를 하였다.


유왕도 그 방법이 괜찮겠다 생각하고 포사를 데리고 여산(驪山)으로 올라갔다.

밤이 되자 유왕은 봉화를 올리고 진격을 알리는 북을 치라고 명했다.

삽시간에 북소리는 하늘을 진동하고 봉화불은 하늘로 치솟았다.


제후들은 봉화를 보고 모두 유왕이 위험에

처한 것이라 생각하고 즉각 군사들을 이끌고 여산으로 달려왔다.

그렇게 제후들이 급히 달려왔으나 아무 일도 없었으므로 멍하니 서 있었다.


이 모습을 본 포사는 비로소 크게 웃었다.

유왕에 의해 폐위된 왕비 신후(申后)의 아버지 신후(申侯)는

이미 믿음을 잃어버린 유왕에 대하여 몹시 격분하여

BC 771년 견융(犬戎) 등을 이끌고 쳐들어와 유왕을 공격하였다.


유왕은 다시 봉화를 올렸으나 제후는 한 사람도 모이지 않았다.

유왕은 살해되고 주나라는 멸망하였으며 포사 또한 그 끝이 비참하였음은 물론이다.


이같은 고사를 전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다.

유왕이 단지 포사의 웃음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거짓 봉화를

올리지 않았던들 주나라가 그처럼 속절없이 망하진 않았으리란 발견의 지적 때문이다.


조기유학 간 자녀를 돌보려 허위로 간병 휴직을 낸

교사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고 한다.

10월 9일 서울시교육청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보환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2008년 4월 현재까지

간병 휴직을 사용한 교사 601명 가운데 45명이

짧게는 8일부터 길게는 20개월까지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와 중국 등

해외에 체류한 것으로 밝혀졌다는데...


이들은 휴직 상황을 점검하는 학교장에게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

국내에 머물며 가족의 병 간호를 하고 있다고

거짓 보고를 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에 교육청은 거짓으로 간병 휴직을 사용한

이들 교사들에게 정직과 감봉 등의 징계를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학생을 가르치는 ‘존경’과 신뢰, 그리고

우월적 위치에 있는 선생이 그처럼 거짓말을 해서야

어찌 학생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겠느냐는 거다.


그같이 거짓말을 일삼으며 오로지 자녀의 향후

‘출세’(유학의 본질은 그러함을 염두에 둔 것이기에) 만을 획책한

교사들에게 하지만 해고와 파면이 아니라 기껏 정직과

감봉 등의 경징계를 내려서야 어찌 이러한 폐단이 근절되겠는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지만 이건 아니다.

어떤 선생이든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는 학생을 용서하는 이는 없다.

그러함에도 정작 선생이란 사람은 거짓말을 버젓이 했다니 어이가 없어 말도 안 나온다.


진부한 얘기겠지만 ‘양치기 소년’처럼 거짓말을 잘 하면

누구라도 불신하여 향후론 당최 신뢰를 안 하는 것이 무릇 세상사의 이치다.

부부간에도 거짓이 개입되면 종국엔 파경의 시초가 되는 법이다.


가뜩이나 환율이 급등하여 전대미문의 ‘달러 모으기’ 운동까지 진행 중이다.

하여 자녀를 돈이 ‘엄청’ 많이 들어가는 외국에 유학까지 보내놓고

거짓말까지 일삼은 선생들은 과연

어찌 그 경비를 감당하는 건지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선생의 월급이 그리 많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