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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김정일 분향소 반발


BY 어쩌라고 2011-12-26

학생 대부분 강한 거부감"최악의 지도자" "박살낼 것"
"이제까지 서울대 분향소는 민주화에 목숨 바친 분들만…"

서울대 교내에 "김정일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대자보가 나붙자, 서울대 학생들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분향소 제안을 비난하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주변 게시판에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공동선언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거에 조의를 표한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 협력 강화를 위해 26일 낮 12시 학생회관 1층에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는 대자보가 붙었다.

그래픽
이는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4학년 박모(여·22)씨가 쓴 것으로, 박씨는 1학년 때 민주노동당에 입당했으며 이달 초 투표율 미달로 무산된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운동권으로 분류되는 한국대학생연합 계열로 출마했다.

25일 서울대 학부와 대학원 재학생과 졸업생 등이 회원으로 가입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는 대자보 관련 글 70여개와 댓글 470여개가 올라왔다. 거의 대부분 박씨와 대자보 내용을 성토하는 것이었다. "분향소를 물리력으로 제압하지는 말자" 등의 내용은 2~3개에 불과했다.

대다수 학생은 "분향소가 설치되면 가서 산산조각 내겠다", "천안함·연평도 전사자에 대한 분향소 설치는 생각해본 적이라도 있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학생은 "이제까지 서울대 학생회관에 분향소가 설치되었던 인물은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이었다"며 "북한 인민을 생각한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 자리에서 김정일의 넋을 기릴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김정일은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 강릉 무장공비 침투 사건 등 남한 관련 테러뿐 아니라, 북한 인민들을 굶겨 죽이며 본인은 호의호식한 최악의 지도자"라며 "(소련의) 스탈린,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보다 더한 인권 탄압까지 자행한 김정일에 대해 분향소를 차리자는 제안 자체가 폭력"이라고 썼다.

분향소 제안을 옹호하거나 "표현의 자유는 인정해야 한다"는 댓글에는 비난이 쏟아졌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 의견 표현을 뭐라고 할 수 없다"는 댓글은 회원들로부터 '동의할 수 없다'는 의미의 비(非)추천을 40개나 받았다. 일부 회원이 '내용이 불쾌하다'고 운영진에게 신고, 내용 자체가 보이지 않도록 하는 블라인드(Blind·차단) 처리 대상에 포함됐다. "외교 전략 차원에서 조문이 필요하다" 등의 댓글 6~7개도 블라인드 처리됐다.

서울대학교 관계자는 "학생 사회에서 논의가 걸러질 것으로 믿는다"며 "허락받지 않은 시설물이 세워지면 학칙에 따라 철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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