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남은 실종자들이 모두 살아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묵념!

*박근혜 정부는 정말 최선을 다했을까? 말뿐!*
— 아이들의 부모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만든 건 어쩌면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
최인혁 칼럼 기자2014-04-26 08:07
세월호 참사...박근헤 정부는 과연 최선을 다 했는가?최 인혁 칼럼

'불가항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두가 다 아는대로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을 표현할 때 쓰는 말입니다. 이 표현은 보통 자연재해나 천재지변 같은, 인간의 물리적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환란이나 재앙을 당했을 때 쓰는 말입니다. 몇해 전 일본과 동남아 등지에서 발생했던 거대한 쓰나미를 기억하실 겁니다. 갑자기 밀려드는 엄청난 파도에 건물과 자동차가 휴지조각처럼 속절없이 휩쓸려 버리고 맙니다. 미리 예측해서 피신하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설사 예측을 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다고 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본의 경우, 이를 미리 예측하고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메뉴얼이 구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천문학적인 피해비용을 지출해하고 있으며 인명피해 역시 상당합니다. 이같은 사실은 자연재해나 천재지변 앞에서 인간은 지극히 나약한 존재에 불과할 뿐임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 표현 그대로 인간의 힘으로는 도무지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불가항력'인 것입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대참사로 기록될 '세월호 사건'으로 온 나라가 헤어 나오기 힘든 깊은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사건 그 자체로도 경악할 일이지만 이 참사가 '불가항력'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라 인간, 더 정확히는 이 시대 어른들의 무능과 무책임이 빚어낸 '인재'였다는 사실에 많은 국민들이 더욱 더 충격을 받고 아파하고 있습니다. 침몰해 가는 배 안의 승객들을 뒤로 한 채 제 목숨 살기에 급급했던 승무원들, 해경의 엉성한 초동 대응과 소극적인 구조 작업, 박근혜 대통령 이하 정부와 공직사회의 안일한 상황인식과 사고수습 대처,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망각한 언론과 방송 등 우리 사회 곳곳에 암세포처럼 퍼져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져버린 듯 합니다. 총체적 난국이란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인가 봅니다. 

이번 참사는 '세월호'의 출항에서 부터 사건 발생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다는 데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이 유가족들과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만들고 있습니다. 수백명의 승객들을 사지에 남셔두고 탈출한 승무원들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합니다. 이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일말의 책임감조차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해경은 또 어떻습니까. 사건의 초동대응은 물론이고 이후 승객을 구출함에 있어 해경은 국민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유가족과 국민들이 해경을 질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해경의 한 간부는 "80명이나 구했으면 대단한 것"이라며 오히려 자신들은 할 일을 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이는 정신이 나가지 않고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박근헤 정부는 과연 최선을 다 했는가?최 인혁 칼럼

부적절한 언행에 정치인들이 빠질 수는 없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정치인이 있는가 하면, 폭탄주 회식에 참석한 정치인도 있습니다. 전직 국회의원이었던 송영선 전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세월호는 좋은 공부의 기회, 꼭 불행만은 아니다"는 말로 충격에 빠져있는 국민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고, 현직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의원은 군출신답게 색깔론을 거론하며 정부의 무능을 성토하는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핏대를 세우기도 했습니다. 새누리당의 정몽준 최고의원이 발빠르게 진화에 나서긴 했지만, 그의 막내 아들이 페이스북에 '미개한 국민, 미개한 국가'라는 표현으로 국민정서를 모독한 것도 유가족과 국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기에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정을 책임지는 박근혜 대통령 역시 최악의 국가적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통수권자로서 보여야 할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평소'어머니같은 리더쉽'과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나라를 이끌어 가겠다고 공언했던 박 대통령에게서 '어머니'로서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척에서 죽어가는 자식들 앞에서 정신줄 놓지 않을 부모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만약 박 대통령에게 '어머니'의 심정이 있었다면 이 정부의 사고수습과정과 정부지원이 이렇게 허술하고 부실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세월호'가 침몰하는 동안, 그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이 두려움과 공포, 절망 속에 죽어가는 동안 이 정부와 박 대통령은 과연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신들은 대체 무얼 하고 있었던 겁니까." 
세월호 참사...박근헤 정부는 과연 최선을 다 했는가?최 인혁 칼럼

물론 박 대통령과 정부에게 '세월호' 사건의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박 대통령과 정부에게 생존자를 반드시 구조해 내겠다고 하는 의지를 발견할 수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유가족들과 민간인 잠수부 및 현지 어민들은 정부와 관계기관에게서 적극적인 구조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진심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드러나는 법입니다. 가족들의 생사에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유가족들이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놓칠 리가 없습니다. 

이번 사태에 대응하는 박근혜 정부는 정말 무능했습니다. '우왕좌왕'하고 '갈팡질팡'하며 귀중한 시간들을 허공에 날려 버렸습니다. 그럼에도 언론과 방송에서는 박 대통령과 정부가 생존자 수색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며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들을 찾고 있다고 부풀려 보도하기 급급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의 목소리는 전혀 달랐습니다. 수백명의 잠수부가 동원되었던 수색 작업에 투입된 인원은 채 스무명을 넘지 않았습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생존자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발언 역시 립서비에 불과했음이 드러났습니다. 또한 민•관•군 합동구조단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고 홍보해왔던 사고대책본부의 말과는 달리 외부 민간 자원잠수사는 수색작업에서 배제되었고, 이 과정에서 경악스럽게도 특혜의혹까지 일고 있습니다. 일분 일초의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청해진 해운측과 계약한 업체만 수색작업을 펼치는 황당한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특혜공화국 대한민국에서나 볼 수 있는 이 상황 앞에 유가족들은 망연자실할 수 밖에는 없습니다. 박 대통령이 언급했던, 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이 겨우 이런 것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박근헤 정부는 과연 최선을 다 했는가?최 인혁 칼럼

지난 23일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국가안보실은 재난 대처의 컨트롤타워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산하 위기관리센터의 재난총괄 기능을 행정안전부로 이관했고, 현 박근혜 정부도 안전행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사회재난을 총괄하도록 시스템을 정비했기 때문에 국가안보실은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는 항변입니다. 청와대 고위 공직자의 인식 수준이 고작 이 정도입니다 . 국가안보를 책임져야 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인식이 "80명이나 구했으면 대단한 것"이라던 정신나간 해경 간부와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국민정서와는 전혀 동떨어진 이런 한심한 발언을 보고 분노치 않을 국민은 아마 없을 겁니다. 

국가는 자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경시한다면 국가의 존립 이유는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국가의 의무를 방기했습니다. 아이들이 차디찬 물속에서 죽어가는 동안 무능한 이 정부는 단 한명의 소중한 목숨도 구해내지 못한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어른들이 구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단원고 학생들의 말은 그래서 더욱 더 가슴을 아프게 만듭니다. 꽃다운 우리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은 어둠 뿐인 절망의 바다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의 부모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만든 건 어쩌면 무능하고 무책임한 이 정부일 지도 모릅니다. 
(출처:바람부는 언덕에서 세상을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