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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흔남...며칠만에 찾은 어제의 시위현장엔...


BY 미개인 2014-09-17

뒤늦게 다녀온 성묘 겸 가을 여행에서 무리를 한 듯 몸이 무거워서 ,시위현장엘 못 갔었는데,

어젠 그 부근에서 출장 요청이 있어 반강제적으로(?) 찾게 됐다.

서둘러 고객을 만족시켜 주고 ,차량을 살피기 위해 가 본 현장은 뜨악!

 

한가위 즈음에 말끔히 청소를 해뒀는데...이전보다 더욱 난장판이 돼 있다.

근처의 주차장 구석구석은 일부러 싸와서 버린 쓰레기들로 난장판이었고,

조금 호수쪽으로 내려가면 있는 정자부근엔 ,쓰레기봉투까지 가져와서 쌓아놓은 쓰레기더미가 정자에 기대서 쌓여있다.

구석구석 있는 벤치 주변엔 담배꽁초와 깨진 병조각,음식물 쓰레기까지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먼저 티끌 하나 남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주워서 진입로 한가운데 쌓는다.

왜냐하면,우리나라 사람들은 쓰레기가 있으면 거기 버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미개인이 고발하기 위해 쌓아놓은 쓰레기 더미 위에 엿이나 먹으라는 식으로 버리고 있으니 할 말을 잃게 된다.

쓰레기만 쌓아둬선 안 될 것 같다.

여기에 버리라고 쌓아둔 게 아니라 우리들의 실종된 시민의식을,주인정신을 고발하기 위해서 쌓아둔 거라고 ,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고, 가져온 쓰레기는 반드시 가져가자고 대자보라도 게시해야 할까?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이 나라가 우리의 것이란 걸 안다면 ,공공기관과 공공장소를 쓰레기장 취급하는 만행을 저지르진 않을텐데...

자기집 안 방이 아니면 다 쓰레기장이라고 생각하진 않을텐데...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느낀 것은 나의 그런 행위를 보던 한 젊은 친구가 자신이 앉은 벤치 주변의 쓰레기들을 화급히 줍기 시작했다는 것인데...

고맙다고 인사까지 하며 봉투를 내밀어 챙기면서 ,앞으로도 가져온 쓰레기는 가져가서 분리배출하고,

내가 머물던 자리에 좋은 흔적을 남기려는 의지를 주욱 관철시켜가 달라고 당부했다.

 

빗자루를 들고 주차장에 올라가서 관목 사이의 좁은 틈에 쑤셔넣고 간 쓰레기까지 꺼내서 주변을 비잉 도는 방식으로 쓸어 모았다.

서너바퀴를 도니 쓰레기가 한가운데 모인다.

마음 같아선 흰색 락카라도 하나 사다가 '이 쓰레기더미를 보고 각성해주세요' 라고 써놓고 싶었지만 꾸욱 참고 ,

빗자루를 차에 올려놓은 뒤 ,좋흔남 전용인 고물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온다.

길가에 내놓아진 파지는 갑으로 착한 아저씨를 위해 차곡차곡 접어서 챙기며...

 

돈도 벌고,자원봉사도 하고,몇 푼 되진 않지만 기부행위까지 했으니 어제도 나는 좋흔남 본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냈다.

공짜를 바라지 않고 스스로 호구지책을 마련했으며,기여를 하고자 했고 나누기까지 해냈으니 성공작이었다.

그깟 걸로 호들갑을 떨어대는 미개인이 아니꼬운가?

그럼 당신도 진심을 담아,자발적으로 기여하고 나눠보시라!

담배꽁초 하나라도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기 시작해보시라.

어쩌다 남는 것으로,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타의에 의한 나눔 행위를 하는 것보단 훨씬 인간적이지 않은가?

능력도 부족하고,가진 것도 없는 미개인이 매일 같이 실천하고 있는 일이다.

능력도 출중하고,가진 것도 많은 당신은 조금 더 나눠주면 좋지 않을까?

그럼 나보다 몇 배는 더 뿌듯해질 수도 있고,호들갑을 떨어도 좋을 것이다.

매일매일 아무 조건없이 나보다 못한 사람을 즐겁게 만들어준다는 목표를 정하고 살아보면 당신의 삶은 훨씬 풍족해질 것이다.행복해질 것이다.

이 무식한 미개인이 알고 실천하고 있는 걸 ,똑똑하고 잘난 당신이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나 혼자만 행복하면 무슨 재미일까?

그러나 나도 행복하고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가며 사는 것은 확실히 재미있다.

당신도 좋은 흔적 남기기 운동본부 하나 차려서 본부장으로,실천가로 살아보지 않으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