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25

3월7일-봄이 벌써 와 버렸다


BY 사교계여우 2021-03-07

3월7일-봄이 벌써 와 버렸다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어제였다. 

ugcCAZ7W273.jpg
 
오늘부터 며칠간은 다시 꽃샘추위가 있지만 
그래도 큰 추위는 모두 지난 셈이다. 

조상들은 경칩을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로 파악했다. 
그래서 ‘경칩에 흙일을 해야 탈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며
 겨우내 미뤄뒀던 일을 이때 시작했다. 

 
ugcCATNV0XN.jpg

아낙은 장을 담그고 사내는 담을 쌓고 밭을 갈았다. 
조상들에게 봄은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었다. 





 
ugcCATMYWLR.jpg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서늘한 공기가 되레 몸을 움츠러들게 만들 듯. 

오랜만에 몸 한번 풀어볼까 
바깥 구경하러 나온 개구리에겐 더없이 맥 풀리는 날씨다.

밤새 창문 덜컹거리는 소리. 
봄바람이 두드리다 지쳐 발자국만 남기고 갔다. 



 
 
 
 

 
 

 
 
 
ugcCAD01KAI.jpg 
가시 삐죽삐죽 탱자나무 가지 꺾어 보니 
연두색 물이 촉촉하다. 






 
ugcCA4ZJ5S5.jpg

봄의 두근거림. 

조기축구 아저씨들 들입다 날린 슈팅이 
저 멀리 담장 밖으로 새가 되어 날아간다.






 
ugcCA8H5HB2.jpg

 서울 양재꽃시장은 
노랗고 빨간 봄꽃들이 우르르 피어 깔깔댄다. 




 
ugcCAHESHF1.jpg
ugcCA5HYGWB.jpg

문득 아침 밥상 위의 풋풋한 달래 간장. 

큰일 났다. 
봄이 벌써 와 버렸다.






 
ugcCALKNZD3.jpg

교문을 들어서는 새내기 여대생들의 싱그러운 젊음. 
재잘재잘 수다 떠는 것조차 아름답다. 



 
ugcCAJ822X8.jpg
엄마 손 잡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병아리 1학년들. 
선생님 말씀에 귀 쫑긋, 초롱초롱 샛별 눈, 마음이 환해진다. 



 
ugcCA1ERGGZ.jpg

잇몸을 뚫고 우우 돋은 아기의 하얀 젖니. 
눈밭 위로 삐죽이 머리 내민 연둣빛 새싹 같다. 





 
ugcCA00GAS3.jpg

눈부신 봄의 교향악. 
모든 것을 새봄의 마음으로 처음처럼.





 
ugcCAYLHV04.jpg

도로 잠자리로 돌아갈지 모를 개구리처럼, 
뜨뜻한 아랫목에 누워 무위도식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ugcCAY4G4SH.jpg

긴장하며 잔뜩 움츠린 몸을 
방바닥에서 푸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늘은 신나는 주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