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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경치가 더 아름다운 수원 화성


BY joongmae 2007-10-03

  
적대옆 성곽
 
 수원 화성은 조선의 22대 정조대왕께서 신도시개념으로 축성한 성곽도시로서 1997년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지정된 세계문화유산입니다.  1995년 유네스코에서 한국의 종묘를 석굴암과 함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후 이년만이죠.  정조대왕과 아버지 사도세자, 그리고 세자빈으로 대왕의 어머니로 70수를 누리셨던 혜경궁 홍씨의 이야기를 빼놓고 이 화성을 얘기할 수 없습니다. 
 
 할아버지 영조에 의해 28세에 뒤주에 갇혀 8일만에 돌아가신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을 10세때 목격했던 정조대왕이 아버지의 무덤을 화산에서 현륭원으로 조성하시면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살고자 지었던 화성! 
정신적인 '효'와 실질적인 '건축물'이라는 형이상학적 개념이 형이하학적으로 실현된 곳 화성! 
 

화홍문에서 바라다 본 서장대
 
수원 화성은 동, 서, 남, 북문이 성곽으로 둘러쌓여 있고 성문안은 도시로 성문밖은 시장으로 조성된 신도시이기도 해서
서장대, 남장대를 비롯한 문루에서 군사들이 성곽을 수호하고 군사훈련을 하기도 했던 곳입니다.
우스개소리로,
 
창룡문인 동문은 도망갔고
화서문인 서문은 서있고
팔달문인 남문은 남아있고
장안문은 북문은 부서진 곳이었던
 
문들이 이제는 제 모습을 되찾아 굳건히 성곽을 지키고 있습니다. 
꽃무지개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화홍문의 6개 수문은 수원의 물꼬를 터 도성내로 흘러들고 있으며
이웃하고 있는 방화수류정은 이름 그대로 용모양의 연못이 머리로부터 꼬리로 흘러 나가 밤경치가 그만입니다.
특히 그 뒤편 연못에 담긴  방화수류정의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지요.
한 여름에 돗자리를 깔고 달콤한 막걸리를 한 사발 들이켠 후 시 한 수 읊기에 딱 어울리는 곳입니다.
 

창룡문 성밖 산책길.  덕수궁돌담길을 걸은 연인들은 헤어진다고 하나 이 길을 걸으면 소원하던 관계도 찰떡같이
붙는다고 합니다.
 
작년에 불타 버려 우리를 안타깝게 했던 서장대가 다시 옛모습대로 섰습니다.  천천히 걸으면서 밝은 대낮에 보는
수원 화성도 맛이 그만이지만 밤에 달빛, 조명을 받아 은근하고 그윽한 모습을 드러내는 화성의 야경은 더더욱
매력적입니다.  아직 화성의 야경투어버스는 없지만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천천히 둘러봐도 좋아요.
 
1호선 수원역 1번 출구쪽 수원관광안내소에서 하루 2회 (10시, 2시, 매주 월 휴무) 운행하는 시티투어버스로 화성을
즐기실 수 있고 화성행궁에 들러 장용영 교대의식과 무예24기를 보실 수도 있습니다.  화성열차는 10시부터 5시 50분까지
54인승 두 대가 하루에 12회 운행한다고 하니 국궁을 쏴 보고 맘껏 성곽을 걸어보세요.
 
축제의 계절 가을을 맞아 10월 6일 (토)은 거리 축제가 있고 10월 11일(월)부터 14일(목)까지는 화성행궁 궁중문화제전이
장락당, 봉수당, 낙남헌등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1795년(정조 19년) 아버지와 동갑이셨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8일동안 화성에 납시어 아버지 사도세자께 배향하고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진찬연을 베푸셨던 정조대왕을
만나보세요.
 

지난 9월 7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던 국제포럼
 
수원 화성은 정부나 문화재청, 수원 시청뿐 아니라 비영리 순수 민간 단체에서도 매우 관심을 갖고 보존, 보전, 활용
개발을 하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 문화를 사랑해서 어떻게 하면 귀중한 문화유산들을 잘 보존해서 후손들에게 물려
줄까 연구,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문화재청의 지원으로 국제포럼을 열어 일본, 프랑스, 영국의 문화재관련 전문가들
은 자국의 문화재를 민간차원에서 어떻게 보존, 활용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는데요.
 
문화유산! 아끼고 잘 보존하여 후대가 누릴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꾸 찾아가서 왜 중요한지 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제일 쉽고 가까운 문화재 보호의  길이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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