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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 런던 엿보기


BY kyou723 2008-04-22

 

어린 두 딸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런던여행을 다녀왔다.
베를린에 비해 시내 도로가 턱없이 좁은 듯해 답답함이 밀려왔다. 예전에 마차가 다니던 길이어서 협소하지만, 주변 오래된 건물을 보존하고자 길을 넓히지 않는 영국인들의 문화 보존에 대한 열정이 새삼 느껴졌다.
동생 자동차를 타고 갔는데, 턱없이 비싼 주차비 때문에 영국 물가가 비싸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시내에서 자동차를 운행하기에는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서울 다음으로 곱씹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영국의 정경은 오래된 엔티크 가구를 보는 듯한 화려함과 고즈넉함이 물씬 풍겼다. 2차대전 패전국인 독일에서 느낄 수 있는 우울한 전쟁 상흔과는 달리 승전국이어서일까. 영국의 정경은 파란 하늘만큼이나 밝고 푸근했다.

 

 

 * 런던에 있는 동생네 집 정원

 * 독일보다 날씨가 좋아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 런던 시내 차이나타운의 유명한 중국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 영국의 하늘은 봄이다

 *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수용한 감옥. 탈출을 시도한 죄수들의 손톱핏자국이 있다나~

 * 런던 브릿지 모습.

 * 어디인지 잘 생각이 안난다. 멋있어서~

 * 자연사 박물관

 * 공룡

 * 뱀의 크기를 보세요

 * 고래의 크기가 어마어마

 * 대영박물관 내 미이라의 모습

 * 트라팔가 광장 모습. 저기 보이는 동상이 넬슨제독 동상

 * 대영 박물관 가다가 한 컷

 * 헤롯백화점 가면서 찍었다. 시내 전경 

 

 * 버킹검 궁전 앞

* 버킹검 궁전 앞 분수대 근처에서~

 * 아이들과 한 컷~

차이나타운에서 점심을 먹고 런던 시내를 돌아다녔다. 현재 공사중인 그 유명한 헤롯백화점을 들어가며 11년 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을 떠올렸다.
이집트 부자인 헤롯백화점의 사장 아들 도디 파예드와 프랑스를 여행하다가 교통사고로 35살의 나이에 세상을 뜬 다이애나 왕세자비.
2주 전엔가 법정에서 다이애나와 그 연인 도디 파예드의 죽음을 운전 부주의로 최종 판결했었다. 그 판결로 다시 한 번 영국은 물론 유럽이 떠들썩했었지. 다이애나의 몸 속에는 그의 연인 도디 파예드의 아기가 숨쉬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녀의 짧은 인생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게다가 다이애나 결혼 파경의 간접 원인이 되었을 찰스 황태자의 오래된 연인 카밀라가 새로운 왕비가 된 후 화려한 차림새로 곳곳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더욱더 다이애나에 대한 애틋함이 새록거리는 것 같다.
사실 헤롯백화점은 영국 황실의 물건을 취급하는 백화점이어서 그 유명세와 호화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다이애나의 죽음으로 영국 황실은 헤롯백화점과 거래를 중단했고, 헤롯백화점은 이제 대중화 선언으로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변신의 기로에 서 있다. 헤롯백화점 사장은 현재 우리나라 설기현 선수가 뛰는 축구 구단주로도 알려졌는데, 연관성은 없겠지만 우리나라 모 대기업이 현재 헤롯백화점에 유일하게 입점하고 있다.

런던관광지는 다소 집약적인 느낌이 들었다. 내셔널 갤러리와 자연사 박물관을 들어갔는데, 줄을 서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다. 물론 다른 곳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이곳에서도 역시나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나 잘 알려진 작품 옆에만 관광객들이 몰려있다는 것. 이곳에서는 사진을 찍지 말라고 해서 렌즈에 담지 못했지만 정말 탐나는 작품들이 즐비했다. 그 유명한 반 고흐의 작품인 ‘Sunflower’는 유일하게 이곳에만 전시된 작품이라고 하니 더 눈이 간다.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트라팔가 광장은 사람들과 비둘기들로 북적였다. 우리나라 이순신 장군에 버금가는 영국의 국가적 영웅인 넬슨 제독의 동상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고 그 주변으로 흰구름이 피어올랐다. 마치 구름이 잔치라도 벌인 듯 넬슨 제독 주위를 너울거렸다.

워낙 용감한 지휘관이었다는 넬슨제독은 항상 배 갑판에 올라가 진두지휘했는데, 적군의 표적이 되는 것은 당연지사였을 것이다. 결국 한 팔과 한 눈을 잃은 애꾸눈 선장이 된 넬슨은 스페인 남쪽의 트라팔가 해전에서 용감하게 전사한 인물이다. 그 동상 아래서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거나 담소를 나누는 정경이 치열한 트라팔가 해전과는 사뭇 대비되는 표정이다.

이후 런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집. 버킹검 궁전 주변을 바라보면서 평민인 내가 고작 할 수 있는 것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집 앞을 산책하면서 그녀를 상상하는 정도.

궁전 위 흰 깃발이 있으면 여왕이 궁전에 있는 것이고, 깃발이 없으면 어디 출타 중이라고 런던에 해박한 동생이 언질한다. 흰 깃발이 없는 것을 보니 아마도 ‘아가씨와 건달들’ 같은 화려한 저녁 공연을 보러 갔을 것 같다고 너스레까지 떨면서~~

또한 런던을 대표하는 대영박물관은 프랑스 박물관보다는 작지만 고대 유물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역사의 장이다. 독일의 페라가몬과 이집트 박물관에서 본 유물들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조금 더 웅장하다고 할까.
이 모든 유물들을 모두 약탈하거나 사들였다고 하니 영국 민족의 문화재에 대한 욕심이 짐작할만하다.

영원히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 볼거리들이 많아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과 국민들이 둥지를 트는 이곳. 그래서일까. 본토 영국인에게서 무언지 당당함과 자신감이 느껴진다. 모든 민족이 다 몰려있으니 지금이야말로 세계의 해가 지지 않는 나라임을....괜스리 가지지 못한 자의 질투심이 용솟음친다. 마인드 컨트롤!!!!

 



박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