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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계곡에서 신선놀음즐기기...


BY 티빙스 2013-08-21

요즘 서울, 그야말로 습식-건식사우나를 교대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전력비상이라는데 종일 에어컨을 빵빵하게 돌릴 수도 없는 일,

그래서 피서지 폭풍 검색에 돌입했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면 여유있는 브런치를 먹을 만큼 가까운 곳, 돗자리 하나면 하루 종일 그늘 아래서

낮잠을 즐길 수 있는 곳, 우렁차게 쏟아져 내리는 계곡물에 발 담그며 시원함을 만끽할 수있는 곳!

아는 사람은 알지만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경기도 의왕의 청계사 계곡을 소개합니다.

 

요즘처럼 찜통 더위엔 계곡만한 피서지가 없지요. 들어서는 순간 체감온도가 뚝 떨어집니다.

 

 

청계사 계곡, 이토록 가까운 피서지라니

휴가철, 평일 오후, 강동구 둔촌동에서 ‘청계사’를 찍고 차로 1시간여 만에 닿은 곳이 청계사 계곡입니다.

서울에서 가깝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인 이곳에는 여름 휴가철이 되면 차가 몰리기 때문에

아침 일찍 서둘러 자리를 잡는 게 요령이지요.

 

서울 가까운 곳에 자리잡은 아지트 같은 청계사 계곡, 가볍게 바람 쐬러 오기 좋은 곳이에요.

 

성수기에는 입구도로에서부터 한쪽 일렬주차가 허용되고,

이 일렬주차 행렬(이 옆으로 이어진 계곡을 이용하는 분들은 여기에)을 지나 좀 더 들어가면

드디어 제가 목표로 한 ‘청계산 맑은숲 공원’이 나타난답니다.

 

여기서부터 청계사까지 이어지는 도로에 차를 세우면 되는데

애매한 시간에 가면 고난이도 주차 신공을 발휘해야하지요.

일단 차를 대고나면 그 노고를 충분히 보상할 만큼의 계곡이 기다리고 있으니 짜증내지 말고 릴렉스~.

꿈쩍 않는 영동고속도로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니까요.

 

 

데크로드 걸으며 피톤치드 삼림욕

차에서 내리면 우렁찬 매미소리와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먼저 반깁니다.

제대로 여름 안으로 들어온 기분인데요.

이 여운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계곡을 따라 약 500m에 이르는 데크로드가 이어져있습니다.

가 청계사 계곡을 사랑하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지요.

 

가장 먼저 반기는 초록의 오솔길.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져요.

 

데크로드는 유모차를 끌고 가도 무리가 없을 만큼 완만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찬찬히 걷는 것만으로도 피톤치드 삼림욕을 하게 되지요. 여기서 잠깐!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분사되는 시간은? 이른 아침이 아니라 나무가 광합성을 어느 정도 한

오후 2시경 가장 높은 농도를 보인다고 하네요. 이에 맞춰 더 크게 숨을 들이 마셔보는 건 어떨까요?

 

 

계곡에 발 담그고 수박 한 조각

청계사 계곡의 진짜 매력 포인트는 맑고 깨끗하고 아늑한 계곡입니다.

보통 유명 계곡에 가면 음식점들이 먼저 반기는 경우가 많지요. 운치를 흐릴 뿐 아니라

좋은 자리까지 미리 선점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요.

이곳은 오직 계곡과 나무 그늘이 전부랍니다. 굳이 그늘막을 준비하지 않아도

천연의 나무그늘이 햇볕을 완벽 차단해주고, 취사금지이기 때문에 상하류 크게 가릴 것 없이 깨끗하지요.

 

아기자기하게 발 담그고 놀기 딱 좋은 청계사 계곡. 취사금지라 어느 곳이나 물이 깨끗하답니다.

 

 

계곡 자체가 험하거나 깊지 않아 아이들에게는 안전한 물 놀이터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바위에 앉아 발 담그며 풍류를 즐기기 딱 좋은 곳입니다

(어른들이 수영할 생각은 아쉽지만 접어두세요^^).

 

‘계곡물에 발 담그고 수박이나 먹었으면 좋겠다~’라고 외칠 때 떠올리게 되는 이상적인 계곡,

바로 그 모습이라고 할까요.

 

 

느긋한 낮잠, 신선놀음이 따로 없네

피서에 낮잠이 빠질 수 없습니다.

해수욕장에서의 낮잠은 고행에 가깝지만 계곡에서의 낮잠은 신선놀음이라 할 수 있지요.

특히 청계사 계곡은 시원한 물줄기 양쪽으로 제법 널찍한 평지가 쭉 이어 펼쳐져 있어

텐트와 그늘막으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고수들이 많이 보입니다.

 

곳곳에 텐트를 쳐도 좋을 만큼 널찍한 평지가 많이 숨어 있으니 느긋한 낮잠도 즐겨보세요.

 

계곡이지만 돌부리도 많지 않고, 바위도 평평한 편이라 두발 제대로 뻗고 낮잠을 즐길 수 있지요.

바람 선선하게 불고, 물소리 청량하게 들리고, 그늘까지 완벽하니 꿀잠이 솔솔 오겠지요.

잠에서 깨면 계곡물에 세수 한번 하고, 수박 한 덩이 드시면 됩니다.

 

단, 민망한 자세로 낮잠을 주무시면 노약자, 어린아이에게 해로울 수 있으니

최소한 대형 타월이나 가벼운 담요 정도는 준비해주세요.

 

▶ 청계사 계곡을 두 배로 즐기려면?

- 일찌감치 출발해 주차난 걱정 덜고 좋은 자리를 잡자.

- 그늘막이나 텐트, 최소 돗자리는 준비하자.

- 과일, 음료, 간식을 미리 준비하자.

- 장시간 물놀이는 추울 수 있으니 가벼운 긴팔을 챙긴다.

 

 

명상과 함께 청계사 한 바퀴

계곡놀이에 좀 물렸다면 계곡 위쪽에 자리잡은 청계사에 들러보세요.

가파른 계단을 피할 수 없으니 무릎이 안 좋은 분, 너무 어린 아이가 있다면 심사숙고하시고요.

경사가 심하긴 해도 길이가 짧아 저는 제법 너끈하게(물론 숨은 몰아쉬었지만) 올랐답니다.

 

마무리는 조용한 산사에서 하면 어떨까요. 절은 언제나 마음을 경건하게 하는 것 같아요.

 

화려한 등과 엄청나게 큰 와불이 청계사의 가장 큰 볼거리이고, 절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광도 끝내줍니다.

귀여운 동자승 인형이 쭉 늘어서 있는 극락보전 뒤편은 아이들이 흥미로워하는 곳이지요.

종교를 떠나 경내 한 바퀴 돌아보며 마음을 경건히 하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와불 앞에서 소원도 빌어보고 말이지요.

 

 

여름이 아니라도 다시 찾고 싶어

청계사 계곡은 한번 가면 꼭 다음을 기약하게 되는 곳입니다.

휴가철에는 북적이는 편이지만 이 기간만 피하면 제법 한적하고 느긋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거든요.

 

특히 평일에 온다면 복잡한 생각을 떨치고 편안하게 머리를 식히기 좋고,

친구들끼리 간단한 간식을 싸들고(치킨 배달도 됩니다) 소풍 오기도 좋은 곳입니다. 

 

휴가철을 피해 꼭 한번 다시 오고 싶은 청계사.

근처에서 닭백숙을 먹고 가볍게 산책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요즘 취미로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곳에서 간단히 발을 식히는 코스로도 인기가 많아요.

계곡 입구에서 누룽지 닭백숙을 먹고 산책하기도 좋고요.

시원한 계곡에서의 풍류, 숲 속에서의 느긋한 산책, 산사의 힐링을 즐기고 싶다면

청계사 계곡을 꼭 즐겨찾기 해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