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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뛰는 우리 세가족의 첫여행 준비..


BY 비법이 2018-04-26

결코 잊을 수 없는 그날은 새 생명의 소식이 우리 가족에게 찾아온 날이었다. 허니문에서 돌아온지 채 한 달을 못 채운 때였고, 또 다른 한 달 뒤의 유럽 여행을 한참이나 준비하던 때였다. 찾아온 새 생명이 손수 건네주는 가슴 벅찬 설렘과 마음 따뜻한 행복감을 만끽하며 우리는 고민에 빠졌다. 입덧과 함께 떠나는 유럽 여행은 달콤할지, 아니면 쓰디쓸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

우리의 고민은 길지 않았고, 10년 전의 유럽을 기념하는 10년 후의 기념 여행은 '취소'라는 짧은 단어로 잠정 중단되었다. '10년'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그 여행은 영영 끝이 난 여행이리라. 허나 '기념'이라는 조금 더 따뜻한 단어에 초점을 맞추자면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과 기회가 있다는 것. 언제고 다시 떠날 수 있는 그 '기념 여행' 대신 우리는 편안한 휴식과 새 생명이 찾아와 준 데 대한 감사를 담은 안정의 시간을 선택한 것이었다.

옛 여행을 회고하고 기념하며 내 첫 여행의 서른네 날을 담은 이 글은, 그 '취소'라는 선택에 따른 것. 이제는 한동안은 다시 마주할 수 없는 서쪽 땅과 하늘에 대한 아련함으로 남기는 것이리라. 그 '10년'의 숫자는 이제 곧 지나가겠지만, 그 '기념'의 따뜻함은 아직 유효한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