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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션] 불행 중 다행


BY 사교계여우 2020-04-08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일상은 전과 큰 차이가 없다.
30 중반에 들어서고 부터는 대외적인 활동은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
작금의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물리적 거리두기를 한참 전부터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던 셈이니.

역사적으로 유래가 없는, 그것도 이미 타임머신이 발명되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2020년에,
전염병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위기 상황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임기응변과 지혜를 갖고 있는, 나라에 살고있다는 자부심이 뉴스를 볼 때마다 차오른다.(국내언론 제외)
그렇게 큰 불행 중 작은 다행이라고 한다면 내 주위엔 코로나로 인한 피해자가 없다는 것이고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지언정 전반적인 생활을 방해하는 요인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외려 동네병원에 사람이 없어 대기시간이 짧아 좋다는 점은 의외의 상황.

얼마 전 라디오를 듣다 우연히 알게 된 사실, 회는 자연산보다 양식이 더 맛있다는 사실.
양식이 불가한 어종(단순히 생리적으로 양식이 안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윤이
더 남는,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발육이 좋은 어종을 '선택'해서 양식을 하는 것, 예-광어와 도다리)
살이 잘 오를 수 있도록 양질의 먹이를 공급하고, 좋은 환경을 제공함으로 해서 자연적으로
자라나는 어종에 비해 식감과 맛이 더 좋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충분히 상식적인 것인데 왜 여지껏
반대로 생각해왔을까.

비슷하게 접근해보면 사람들 또한 커다란 가두리 양식 장에서 자라나고 있는 생물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체계와 체제, 질서와 개인의 생각 안에서, 물론 이렇게 보면 물리적인
양식 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에서의 양식이 더 맞다고 볼 수 있겠다만, 어쨌든, 자연산이 더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이와 비슷한 논리에서 발현되는 것이 아닐까, 일탈을 꿈꾸고, 조기 은퇴를 계획하고, 남들과
분리된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하는 이 모든 행위들이 나를 가두고 있는 가두리 어장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