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정말 이런 일들이 있을때마다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남편은 얼마전부터 직장에서 보는 시험때문에 고시공부하듯 열심히 시험준비를 했답니다.
그래서 맞벌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집안일에서 육아까지 제가 도맡아 했구요.
오늘이 시험일이라 어제는 좀 조용히 마지막 정리를 하라고 일부러 퇴근하고 아이를 찾아 언니집에서 있다 11시쯤 들어왔죠.
남편이 군산에 사시는 큰아버님이 돌아가셔서 내일 군산에 다녀와야 하겠다고 하더군요.
언제 출발할거냐고 했더니 시험끝나고 2시쯤 형제들이랑 간다고 하데요.
그래서 저도 직장 끝나고 같이갈 생각으로 시험끝나면 비행기타고 우리끼리 가자고 했죠.
그랬더니 막 화를 내는거 있죠.
조카 며느리가 큰아버님 초상에 간다고 한게 뭐가 잘못인지 모르겠네요.
우리친정은 초상이든 결혼이든 무슨 대소사가 있으면 큰집 언니, 오빠, 올케언니, 형부들 다 오는게 당연한 일인데 왜 시댁은 초상에 가면 안되는 건지 정말 이해가 안갑니다.
당연히 가야한다는 생각에 간다고 했더니 뭘 막 집어던지고 온동네가 떠나가게 소리를 지르고 그 난리를 치며 시험전날 잘하는 짓이라며 할수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난리를 치데요.
우리 시어머니는 남편에게 전화해서 너만와라 하고 당부를 하지요.
그러곤 나중에 누구는 왔는데 걔는 안왔다며 꼭 부모가 없어서 그런다고 탓을 해요.
올 초에도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너만와라를 했죠.
저는 시댁에 가겠다고 했더니 그때도 어제처럼 난리를 치고 혼자 다녀왔어요.
그덕분에 시어머니한테 이년, 저년에서 개같은 년까지 일생에 한번 들어볼까 말까한 욕을 다 들었죠.
나중에 남편이 그러더군요.
혼자오라고 해서 혼자 간건데 들어서자마자 저는 안왔냐고 묻더래요.
어제도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가는게 도리인것같은데 남편이 죽일듯 난리를 치니 하는수 없었어요.
아마도 시댁 집안 전체에 또 소문이 나겠죠.
누구네 둘째 며느리는 부모가 없다더니 도리도 모른다구요.
시어머니가 노리는게 그걸테지만...
이런 제 상황를 모르는 사람들은 저를 나쁘다고 하겠지만 제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저보고 왜 사냐고들 하죠.
물론 저도 살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자식가진 여자가 이혼을 쉽게 결정할수 있나요?
저는 육남매에 막내고 스물여섯에 부모를 잃었죠.
남편과는 아랫동서 중매로 결혼을 했구요.
부모가 없는게 그렇게 흉이면 결혼을 반대할 것이지, 결혼할 당시 남편이나 시댁쪽 반응은 그저 결혼만 해준다면 황송할 따름이라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신혼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시어머님께 첫 안부전화를 드렸더니 첫마디가 그러시데요.
은주(아랫동서)는 친정엄마가 있어 이바지를 거하게 해왔는데 넌 친정엄마가 없어 어쩔거냐고...
그게 시작이었죠.
뭐든 제가하는건 다 잘못?째키?부모가 없어서 못배워 먹어서 저러는 거라는 거라며 합리화를 시키죠.
하다못해 아랫동서는 전기밥솥에 밥을 한가득해서 며칠씩 두고먹고 저는 끼니끼니 압력솥에 밥을해먹자 그것도 아랫동서가 잘하는거래요.
압력솥에 밥을하면 영양가가 다 파괴되서 못쓰는데 제가 잘난척하느라고 그렇게 하는거라며 은주가 잘하는거래요.
어이가 없죠.
이번에는 또 무슨 억지를 쓸까요?
기가 막힙니다.
친정엄마가 워 해줬다며 형님은 부모가 없어서 어쩐데요를 해대는 막내동서와 그말을 꼬옥 와서든 전화로든 전하는 시어머니와 시어머니의 장단에 맞춰 때마다 난리를 치는 남편.
정말 벅차네요.
그런데 어제도 어김없이 남편은 제탓을 합니다.
먼저 억지를 쓴것도 시댁이고, 싸움을 건것도 시댁인데
니가 한일을 생각해 보라며
자기네 식구들이 절 불편해 한다구요.
전 불편할거 없어요.
마음에 꺼리낌이 없는데 뭐가 불편합니까?
피해자는 저고 가해자는 저들인데
니가 가면 자기네 식구들이 불편하다나요?
이번일이 지나고 나면 또 말이 들리겠죠.
부모가 없어서 어쩌고 저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