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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좀....


BY 주부 2000-08-02

저는 시골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저희 부모님들은 정말 힘들게 사셨으며 너무나 고생을 많이 하셨죠.아버지는 남의 일을 하시다가 교통사고로 엄마 곁을 먼저 떠나시고 말았습니다.그때 제나이 18살이였습니다.대학 진학을 위해 인문계 여고에 들어갔었고 저희 막내동생은 12살이였습니다.너무나 막막하고 어찌해야 할바를 몰라 엄마는 힘없이 무너져갔고.동네 사람들은 입으로만 위로를 해주었죠.어린 마음에도 믿겨지지가 않아 아빠를 하루에도 몇번씩 부르면서 현실을 이겨냈습니다.저희3남매는 각각 어떻게 살았는지 모릅니다.그러던 세월이 흘러 벌써 10년이 휠씬 흘렀습니다.전 결혼을 했고 저희엄만 할머니가 되셨죠.시골에서 고등학교 졸업식전에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3학년말에 대학을 포기하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친척집에서 이눈치 저눈치를 보며 회사에 다니다 둘째 여동생이 결혼을 한뒤 집형편이 조금씩 나아졌습니다.엄마의 늘어나는 주름과 구부러지는 허리의 댓가였죠.막내는 아빠의 모습을 하나도 안빠지고 닮아갔고 정말 착하게 잘 성장했습니다.저희 막내생각을 하면 항상 맘이 놓인답니다.
그러면서 전 회사를 10년을 넘게 다니면서 엄마의잔소리를 매일 전화로 들을때쯤 시골 친척 고모할머니로부터 선보라는 전화를 받고 할수없이 구정에 집에 간김에 지금의 남편과 첫만남을 가지게 되었죠.그 시골에서 내놓으라는 착실한 청년이라는 말에 그자리 앉아있게 되었어요. 이런 저런 말을 해보니 사람은 괜찮은데
직업이 맘에 안들더라구요.운전을 한다는거였어요.그래서 그냥 싫다고 하고 헤어져서 왔죠.그리고는 한1년쯤 시간이 흘러 저는 시골집에 갔다가 우연히 그사람이 나를 못잊고 다른 선을 다 거부한다는 소릴 듣게 되었죠.그말에 괜히 끌리더라구요.그러곤 저흰6개월의 데이트를 하고 올 1월말에 결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신혼여행을 가서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가지 말도 안되는 걸로 사사껀껀 시비가 생겼고 먹는거에 목숨을 걸기 시작하는 이 사람을 보면서 너무도 어이가 없고 후회스럽고 황당하고 분하고 미치겠더라구요.늦게 시집간다고 잘살으라는 엄마얼굴이 화면이 되어 지나가고 내가 생각했던 환상이 깨지는 순간순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어요. 또,해외라서 이러지도저러지도 못하고 국내였으면 그대로 왔을꺼예요.
피가 꺼꾸로 솟을려고 하데요.엄망인 신혼여행을 뒤로하고 저흰서울로 왔죠.아무것도 모르는 시어른 들은 그저 좋다고 하시고 자기 아들 자랑만 저한테 늘어놓는데...미칠뻔했어요.마침 그때가 구정이라서 새색시가 일만 하다가 왔죠 .저희는 지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는데 아니,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그렇게 고생하다가 시집온건데 시집와서도 돈 때문에 걱정을 하면서 살아야 하다니.앞이 막막 했습니다.
집도 자기 집이라더니 융자에 카드빚에 거기다 형님한테 빌린돈이며.생활비는 바닥 나있고 집들이는 계속 해야되는데 돈은 하나도 없고 시어른은 전혀 모르신다며 말은 절대 못하게 하지.그때 제가 느꼈습니다.이래서 인간이 정신병자가 되는구나 하구요.
어디서 돈을 빌려오지도 않고 빌릴때가 없다나요.그냥 묵묵하게 침묵만 하고 있는데 죽이고 싶더라구요.그땐 헤어지는게 문제가 아니고 저인간을 어떻게 해야되나? 난,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엄마가 이걸 알면 어떨까? 하여튼 별 생각을 다 하고 제 시계며 원래 있던 반지며.제일 아끼던 물건들을 팔아서 대충 마무리를 지고 그 하기 싫던 일을 다시 하기 위해 전 서울로 다시 올라 갔습니다.친한 언니집에 있으면서 생활비를 주고 지냈습니다.월급이 나오면 꼬박꼬박 이사람의 빚을 갚아 나가고 일주일에 한번씩 밑반찬을 만들어 고속버스로 보내고 시어른들께는 모르게 그렇게 생활했습니다. 이 사람은 무조건 미안하다 면목이 없다 하면서도 혼자서 편하게 살고 있었죠.그런데 서울 친한 언니네집에 동생이 오는 바람에 전 다시 내려와야만 했어요.있을곳이 없어서죠.
그런데 이 사람은 잘 내려 왔다고 하더군요 전 무슨 방법을 해놨는줄 알고 좋아했죠.그런데 아무런 방법이 없습니다.
생활비가 다 떨어졌습니다. 카드비도 몇백만원이 나왔습니다.
이제 더 팔것도 없고 생활비가 없다고 말했는데도 대꾸조차 하지 않고 밥만 2그릇을 먹었습니다.금요일날 친정 엄마가 오신답니다.
서울에 가있느라고 딸 결혼한 집에 처음 오십니다. 그런데,전 어떻해야 합니까?
무얼로 반찬을 해야하고 무얼로 대접을 해야할지 죽고만 싶습니다.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돈이 하나도 없을때는요.
전 다시 직장을 알아보고 있습니다.오늘도 하루종일 여기저기 전화해보느라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좋은 방법 없나요?방 문을 닫고 이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와 보지도 않네요.이제 섭섭함 같은걸 느끼기엔 제 마음에 여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너무 길게 제 ??두리를 읽어 주셔서 고마워요. 속이 시원해졌네요.가깝게 사는 친구가 있으면 시원한 맥주라도 사달라고 하고 싶은 밤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