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근무를 마친뒤 남편과 함께 딸을 데리러 친정엘 갔다.
한창 미운4살이라고 그 이름값을 하는 딸아이를 일주일내내 보시느라 힘드셨을것이다.
복날인데 날짜가 안맞아 삼계탕도 못해먹였다며 저녁에 해주신다고 했지만 울 남편 처가집에만 가면 어떡해서든 일찍 일어나려 애쓰는 사람이기에 엄마에게 우린 저녁 안먹고 갈거라고 했다.
집에 누가 올거라고 거짓말하고....
사실 다른게 효도가 아닌데.... 해주신거 맛나게 먹는거 보여드리는게 효돈데.... 너무 남편이 미웠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은 시누이집에 갈지 몰라 저녁못먹고 일어섰다고 했다. 아니 약속도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갈지도 몰라서 기껏 준비해놓은 장모의 성의를 무시하나? 처가집에서는 몇시간 앉아있는것도 큰맘인냥 하면서 나는 왜 시누네 집에 가야하나?
집에 오자마자 남편은 시누네집에 전화를 걸었다.
시누네 가족들이 외식나간다며 담에 오라고 했다. 난 그럴줄 알았다. 간다고 연락할때마다 오라고 한적이 없었으니까.
난 복날이 되도 친정부모님 보양식 해드릴 걱정은 안하면서 왠지 시어머님은 챙겨야 욕먹지 않지! 하는 생각에 매년 복날을 챙긴다. 요번엔 초복도 중복도 계속 넘겨 닭이며 은행이며 대추며 삼이며 찹쌀까지 집에 가서 해먹으라며 못내 서운해하며 싸주신 재료를 보며 시어머님께 전화를 했다.
일욜날 오시라고. 조금전 시어머님은 저녁으로 삼계탕을 드시고 가셨고 남편은 큰시누네 가신다는 어머님을 모셔드린다고 함께 나갔다. 울 엄마는 갈때 지하철타고 가시는데.....
낼 모레 아가씨 생일이라 어머님편에 아가씨주라고 용돈봉투를 전해드렸다.
매년 남편형제들 생일이며 제사며 명절이며 하다못해 복날까지 난 챙기는데 명절이 아니면 처가집가서 밥한끼 안먹고 돌아오려는 남편이 왜그리 미운지.... 처가집 가는날은 어떡해서든 친구와 약속을 만들던지 해서 나만 데려다주고 금방 일어나는 남편.
우리필요해서 딸을 일주일간 맡겨두면서도 맡기러 갈때 데리고 올때 금방 우리볼일만 보고 일어나는 모습에 내 맘이 착찹하다.
인간이 양심도 없다. 이럴때보면. 가는게 있음 오는게 있어야쥐.
남편 그런모습보면 시댁에 털끝만큼도 잘하고픈 맘이 없어지지만 못된성격은 못되는지 그래도 챙길건 챙겨야 맘이 편해지니 이게 바로 며느리된 죄인가부다.
결혼해서 한번도 먼저 처가집가자는 말한번 한적없는 남편. 그러면서 잔소리하면 자기가 못한게 뭐냐고 하는 남편. 나 데려다 주느라고 잠깐씩 처가집에 들어간것도 그게 간건가?
작년에도 처가집서 복날 삼계탕해놓고 불렀더니 그거 먹으러 거기까지 가야하냐며 말하던 남편. 그냥 집에 있음 안되냐고 하던 남편. 난 여지껏 시집와서 울 시어머님 내 생일이 몇월달인지도 모르고 사시는데 그렇게 챙겨주면 고마운줄은 모르고.... 정말 미워죽겠다.
그렇다고 그런거 또 트집잡아 잔소리하면 싸움만 되니까 내가 또 그냥 참고 넘어간다. 아~ 속상한 하루다.
남자들 왜 모를까요? 남자들은 처가집가면 손님대접받고 여자들은 시댁가면 부엌떼기가 되는데 어찌되었든 남자들이 그런 아내에게 잘해주어야 되는거 아닌가요? 한시간이면 뒤집어쓰고 가는 멀지도 않은 처가집. 가끔 먼저 가자고라도하면 그만큼 난 시댁에 잘할텐데... 왜 그걸 모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