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올라온 어떤 님의 글을 읽고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그 님은 17평 전세를 살고 있다고 했는데, 남편이 아내 모르게 주식투자로 2억이상을 벌어 형제를 도왔다고 합니다.
물론 그 사실도 아내에게는 말 안했다고 하죠?
아내가 그 사실을 뒤늦게 알고 속상해서 올린 글인 것 같습니다.
우선은 지난 주식 호황때 많은 이들이 손쉽게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지요.
그 님의 남편도 아마 그때 돈을 번 사람 중의 한분인 듯합니다.
어쨋든 각설하고......
저도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고, 2억 정도는 아니지만 저도 그 호황에 1억이상의 돈을 번 사람입니다.
말이 1억이상이지, 그 돈을 벌기 위해 제가 주식투자를 했던 그 기간동안의 노력은 거의 살인적이었습니다.
남들은 주식투자해서 벌었다고 하면 거의 복권 당첨된 것 처럼 순전히 운으로만 돌립니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가 않아요. 저는 그 주식투자를 하는 기간 동안 꼬박 하루 반나절을 신문을 정독하고, 뉴스를 키핑하고, 잡지를 읽어내는 데 투자한 사람입니다.
말이 쉬워 신문읽기지, 경제신문 2개, 일간지 2개를 매일 정독하는 일이 얼마나 고행인지 아십니까?
게다가 수시로 온라인에 접속해서 체크해야하고, 가끔은 현금 입출금을 위해 증권회사 드나들어야하고......
전 그때 거의 살림을 포기하다시피하고 거기에 매달리다시피 했어요. 오죽하면 제 성격에 파출부를 다 썼었죠.
제가 이런 제 경우를 이야기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만약 그 분이 그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었다면 아내가 절대 그 낌새를 모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 분도 거의 저에 못지 않은 수고를 했을 것이고, 집에서는 전혀 안하는 척하며 살았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네요.
그리고 더 더군다나 17평 전세래야 아무리 좋은 동네라해도 1억 미만의 액수일텐데, 2억 이상을 고스란히 남에게(아무리 형제라고는 해도)빌려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옛 고사성어에 '송양지인'이란 게 있긴 하지요.
뜻은 굳이 밝히지 않겠습니다만,그게 정녕 사실이라면 그 님의 남편이 바로 송양지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돈 100만원을 벌었다해도, 우선 자기 코가 석자인 터, 어떻게 남에게 퍼 줄 생각을 먼저할 수 있는 것인지요.
17평 전세라도 다 부족하기야 하겠습니까만은, 1,2천도 아니고 2억이상을 번 사람이 전혀 집을 위해 쓴 바가 없다면 과연 그가 자기 가정을 소중하게나 생각하는 사람인지 의심스럽군요.
막말로 형제에게 주었다니 망정이지, 내연의 여자에게 집 한채를 사주었다해도 모를 일 아니었겠어요?
참으로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녕 그게 사실이라면, 그 아내된 이는 깊이 생각하셔야합니다.
돈 벌었으니 50만원이라도 옷해입으라고 줘야하는 거 아니냐는 식의 안일한 생각으론 절대 안되는 일입니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일이 더 많을 터이니, 남편과 대판 싸우는 한이 있더라도 남자 혼자 꿍꿍이로 꾸려가는 가정 경제의 패턴은 반드시 바꿔야합니다.
아내가 그 집 식모나 유모가 아닌 이상, 어떻게 그런 식으로 남편이 할 수 있다는 겁니까?
단순히 딴주머니차는 식으로 가볍게 볼 일이 전혀 아닙니다. 이건 부부생활을 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일이고, 진심으로 그 아내된 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부분입니다.
남편을 진정으로 사랑하신다면 더 더욱 그런 식으로 살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 알아주시기를.
칵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