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결혼 2년째.
결혼전 남편의 가정형편이 몹시 어렵고 가정사 또한
평범한 사람이 생각할 수 없게 복잡한 집안 인것을 알았습니다.
고민도 많이 했지만 그런 환경에서
이만큼 건전하게 잘 자라준 남편이
너무도 대견하고 믿음직해 결혼을 결심 했습니다.
친정에서는 딸이 하나이고 잘키웠다고 자부하면서
많은 기대를 갖고 계셨기에
남편 집안에 대해 하나도 알리지 않고 결혼을 했지요.
시댁 사업실패로 집안 형편이 조금 어렵다는 것만 말씀 드리니
지금 살고 있는 집 절반의 돈을 보태주셨습니다.
나머지는 남편이 몇년동안 저축한 돈과 지금 값고 있는 대출...
친정에서는 당연히 나머지는 시댁에서 해주신걸로 알죠.
참고로 저희 친정도 많이 부유하지는 않습니다.
혼기 꽉찬 남자 형제가 두명이나 있거든요.
그런 복잡하고 난잡한 환경속에서도 이리 잘 버티고 커준
남편. 그것은 스스로의 정신력. 힘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시아버님은 자신이 잘 키운 줄로만 아십니다.
우리 살고 있는 작은 서민아파트도
당신이 사준거라고 친척등 주위분들에게 자랑하고 다니십니다.
여러가지 허풍에 이어지는 허풍...
할 도리는 열심히 하면서도 쌓여가는 답답함.
시댁의 일은 친구에게도 친정부모에게도 할 수 없었고
여러가지 일들은 제 가슴에 쌓여가고 있었습니다.
결혼때나 명절. 그 외. 친정의 성의.
받고서도 시댁은 친정에게 전혀 할 도리를 하지 않고
그럼 우리 부부가 상의해 몰래 친정에 하곤 했습니다.
여러가지로
친정부모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이 아팠습니다.
아이를 낳고 몸조리 할때 이말저말 끝에 마음이 약해져
친정엄마에게는 신랑의 어렸을적 힘들었던 부분.
몇부분만 조금 말씀드렸습니다.
울컥하면서...
친정아버지는 아직 모르십니다.
조금 고지식하셔서 거짓말 했다는 한가지로도 남편에게
화살이 돌려질 것이여서...
친정엄마의 꺼질 듯한 한숨. 또한숨.
완전히 다 말씀 드린것도 아닌데...
하지만, 멋있는 친정엄마 O서방에게는 모르는 척 할테니
너도 아무말 말아라 하시며 너무 잘 해주십니다.
친정엄마께 조금이라도 털어놓으니 맘이 편해졌습니다.
우리 부부는 너무 잘 만난 커플입니다.
성격이 착착 잘 맞습니다.
싸울일이 없지요.
그러나
혹시 말다툼이 일어나면 그것은 늘 시댁의 일입니다.
저보다 남편이 시댁의 무지에 대해 흥분하고 격분하는 편.
연륜이 있으신 분들은 그러시지요.
이해해라 그리고 사랑의 눈길로 봐라.
나이가 들면 시어른들 바라보는 눈도 달라질 것이다.
그럴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정말로 무지한 분들.
계십니다.
그것은 나이를 떠나 성격인 듯 합니다.
제 친정부모는 갖은 고생 하며 우리 삼남매 키우셨지만
아들 두명 모두 분가시키고 사시려 합니다.
자식은 지들끼리 잘사는 것이 최고지~
서로 불편하면 아니된다.
바리바리 이것저것 싸주실 지언정 정말 바라는 건
오직 두 내외 잘 사는것.
그것 하나.
허나
시댁에선 니들 잘사는게 좋다. 하시면서
바라고 또 한없이 바라는 것.
30대 접어든 저의 너무 철없는 생각인지 몰라도
아직 어린 우리아들.
지금부터 미래의 며느리꺼라고 생각합니다.
내 배를 빌어 태어났고 우리가 키울때 이쁘고
지금은 우리 만족으로 기뻐하지만
결국 자식은 자기 살길 살아가야 하잖습니까?
키울때 열심히 돌봐주고 어느 시점에선 놓아줘야 할텐데...
이해합니다.
예전 분들 유교적인 사고방식.
모든 삶을 자식에게 걸고 희생하신거.
그런데, 제대로 성장하게끔 돌봐주지도 않았으면서
부모 의무는 없고 자식의 도리만 있는 것인지...
자식 덕만 보려는 어른들. 그분들은
대체 왜그럴까요?
이해하려 억지로 애쓰지만 미운건 사실입니다.
예전 분들은 그렇다치고
조금이라도 젊은 우리들은 자식들을 놔줍시다.
내것이 아닙니다.
소유욕이 생기겠지만 지금부터 한 인격으로 봐줍시다.
그리고 열심히 노후를 생각해 저축도 합시다.
자식에게 바라기만 하는 그런 부모는 절대 되지맙시다.
그리고,
시부모님께 좋지 않은 껄끄러운 마음.
누구에게 합니까?
친정부모는 걱정하고... 친구에게 하면 누워서 침뱉기.
남편에게는 스트레스... 혼자 짊어지면 병.
글로 적는 것이지요.
조금 아주 조금 심한 말도 우린
이해해 줘야 한다고 봅니다.
이 방 제목이 '너무 속상해' 아닙니까?
속상한데 고상하기만 한 언어가 나오지는 않는다고 봐요.
이인숙님. bunny1님글도 읽었어요. 힘내시구요.
속상하면 글 자주 올리세요.
그래야 아주 아주 조금이라도 풀리지요.
너무 말이 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