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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도록 아이생각에....


BY 소이어멈 2000-08-15

오늘 아침에도 딴생각하느라 내려야할 정거장을 지나쳤습니다.
가끔 그래요.

요즘은 정말로 죽을맛입니다.. 근심덩어리가 걸어다니는것 같아요.
저는 27살의 2살짜리 딸을 친정에 맡기고 직장다니는 아줌맘니다.
주말에만 데려오고 가끔 주중에 한번 가서 보는 정도지요.
근데 친정은 변변한 수입이 없어서 먼데 있는 밭농사에
생활을 의지해서 아이를 혼자된 언니가 봐주고 있습니다.
아이한테 특별히 애정을 쏟고 잘 돌봐주는데
문제는 언니가 늦게자고 늦게일어나는 습관때문에
아이가 아침을 굶게되는 것입니다. 아님 잠결에 일어나서
우유나 젖병에 넣어주는 정도...12시가 되야 일어나서
아이한테 신경을 써줍니다..아마도 잠은 어떻게 할 수가 없나봐요.
그래서 아이를 놀이방에 맡기기로 다짐을 하고 말을 했더니
그동안 쏟아부은 정때문에 무척이나 섭섭해 하더군요.
친정엄마도 형부랑 살다 혼자된사람이 아이하나한테 의지하며 사는데
이제야 정들어 놨더니 떼어가면 너무 가혹하지 않냐며...
이번엔 정말로 데려가야지 하고 맘먹으면
에구~ 그러면 혼자된 언니 또 가슴아파 불쌍해보일텐데...하는 맘에
번번이 돌아섭니다... 완전 뻐꾸기엄마지요..
돌봐준건 잊어버리고 섭섭한거 말할라치면
애봐준공은 없단말땜에 혹여나 섭섭해하지 않을까하는 맘이고
아이를 생각하자니 데려오고 싶고...
돌때쯤엔 영양부족으로 아이한테 한약을 다 해줬습니다.
혼자 운적도 많아요...
이놈의 직장을 때려치고 아이랑 살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그게 다 맘뿐이고...
전 집에서 살림하는 체질이 못되거든요..
쭉 결혼전에도 직장을 다녀서 집에 있으면 별의별 생각이 다 나요.
“ 나는 쓸데없는 사람, 능력없는 사람”이란 웃기지도 않는 생각에
우울증에 걸려 일을 해야만 하는 일중독잔가 봅니다.
요즘엔 직장도 썩 유쾌하진 않습니다.
음...뭐랄까...같이 일하는 파트가 있는데
일을 주지 않아요.. 쌓아놓으면서 일을 해도 전 일을 주지 않아요.
예전에 안 그랬는데 뭔가 다툼이 있은 후론 그 선배가 보란듯이
저한테 그런식으로 시위를 하더군요.
몇번 말을 해봤는데 자꾸 얘기하기도 넘 자존심상하고..
하여간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직장이라 이렇게 참고 있지만
한쪽에선 열심히 일하고 전 그냥 멍청히 앉아있고...
전에 다니던 직장은 일에 치여살던 곳이라서 그런지
이런게 정말 적응이 안되고 말수가 줄어들고 우울합니다.

왜 그런상황인데 그만두지 않냐고요?
직장다니시는 분들 다 아시죠? 왜 그런지...
전 직장을 오래 다녀서 압니다..여자나 남자나 직장생활 고달프다는거..
신랑이 새벽같이 일하는거 보면 안쓰럽고 저도 일하고 싶고 이래저래...
둘이 열심히 젊었을때 벌어놓을려구요...벌수 있을때
저도 둘째 낳으면 그땐 집에 있을 꺼예요..둘 키우면서..
그때까지만 참자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근데 또 돈도 그렇게 많이 모이지는 않네요..
둘이 버니까 무신 떼부잔줄 알아요..여기저기서 손벌리고...
우리부부는 의당 돈으로 해결하는줄 압니다..모든 일에....

참 요즘엔 사는게 힘듭니다.
그저 머리로만 이런저런 생각에 아무생각없이 걷다가
어제는 다 무단횡단으로 교통딱지를 뗐습니다...흐흐~
회사서도 잘 지내고 싶고.....
계속 참는수 밖에 없는거지요?
그러기엔 아이생각에 그냥 눈물만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