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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BY 유리상자 2000-08-16

부은 눈 을 추스리느라 일찍 일어나 앉았습니다.
어제 너무 서운하고, 속 상해서 펑펑 울어버렸거든요.
결혼한지 2년도 안되 어머님 돌아가시고 엊그제 첫 제사 지냈는데, 아버님 재혼 하신다고 저희더러 나가라 하시는군요.
어제 집 사놓으셨다길래 구경 갔었지요.
그런데 어쩌면 이럴수가......
큰 며느리도 아닌 제가, 그래도 한다고 하며 살아왔는데, 이렇게 내보내려하시다니
능력이 없으신 분 도 아니고, 큰아들은 아무것도 안해도 너무 못되게 굴어도 없는거 없이 안정된 생활 하게 해주시면서
싫다고 했습니다.
지금 사는 근처 아파트에 전세로 가겠다고.....
그랬더니 돈 이 없으시대요. 지금 다른 사업 추진중이라면서 그러시더니 나중에는 일 을 못해도 얻어줄테니 알아보라더군요.그 말씀에 착한지 바보같은건지 제 남편은 나중에 절더러 하는말이 그게 내 재산이냐 아버지 돈 을 내놓으라 하는거냐 그냥 그 집으로 들어가자 하더군요.
너무 말이 안통하니 할 말이 없어"그래 나만 속물이고 나쁜년이다" 해버리고 울어버렸습니다.
형네 하고는 비교하지말라는데 그게 어디 돼나요.
누군 복 이 많아 신경 쓰는일 없이 가만히 앉아 받기만 하고, 누군 궂은일은 다 해도 돌아오는건 없고
시집을 위해 뭔가를 한다는거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나만 고달픈 일인것같습니다.
우리더러 착하다, 착하다 하시면서 막 대하시는 아버님이 너무 야속 합니다.
우는아이 젖 준다는 옛 말 실감이 납니다.
난 절대 그 집은 싫다고 하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죠.
그치만 우리 아이도 큰 집 얘들처럼 깨끗한 곳에서 풍요롭게 키우고 싶은데...
물론 그럴 여건이 안된다며 지금의 집도 너무 감사하죠
그건 아니잖아요.
3년 데리고 살다 내보내는건데 제 생각 같아서는 지금 보다는 낫게 보내고 싶을거 같은데 내 맘 같진 않은가봐요
지나간 시간이 혼자만 죽어라 일 했던게 너무 후회스럽네요
차라리 나도 큰 며느리처럼 들어와 사는거 싫다고 할걸....
욕심없는 착한 남편 만난 덕에 이렇게 속 끓이며 살아요.
저 같이 사는 사람들도 있긴 하겠죠
바보같고 멍청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