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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맏며느리....


BY 서글픈이 2000-08-18

전 결혼한지 10년차가 된 주부입니다...
세상에 둘도 없이 저에게 잘해주신 시어머니가 작년에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힘든 병원수발도 힘든줄 모르고 해냈읍니다.그리곤 모든게 변했습니다..지금은 시아버님과 시동생 내외가 있죠... 시아버님은 따로 울산에 혼자 계십니다..나고 자라고 친구분들이 거의 다 계시니 그곳에 계시겠다고 고집을 피우시고 계시죠...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전 그러니까 제아들이 돌될때 저희집 전세금을 시부모님께 드리고 저흰 회사사택에 들어왔지요. 경제적으로 그렇게 힘드신 상태는 아니지만 시숙부에게 섰던 보증이 잘못되어 저희 전세금을 필요로 하게 되었지요... 시어머님께선 은행이자로 쳐서 돈을 불려주시마하시며 무척이나 고마워하셨지요... 하지만 지금은 공무원으로 퇴직하신 시어머님의 퇴직금은 어머님의 병원비로 많이 들어가고 저희에게 남은게 아무것도 없다는 거지요... 시어머님께서 암선고를 받을 당시 저흰 사택에서 퇴거종용을 받았었지요. 살수있는 기한이 5년인데 그걸 넘겼다구요.. 저흰 시부모님께 걱정끼치고 싶지 않아서 먼 도시로 파견근무를 자원했습니다. 살 집은 지원해준다는 조건에... 그리고 힘들게 살다가 시어머니께서 돌아가신후 저흰 파견근무가 끝나 다시 돌아오게 되어서 시아버님께 저희 전세금을 주십사하다가 천하의 불효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저희보다 앞서 시동생네가 집을 산다고 돈을 받아갔다고 하더군요... 정말 어이가 없어서...그래서 저흰 10살이나 된 사내아이와 딸아이를 데리고 사택에 다시 들어와 삽니다. 안된다고하는 담당자와 싸움싸움해서....그런데 동서네가 이제 집을 넓혀서 그것도 신도시의 땅 값 비싸다는 아파트를 다시 사서 이사를 한답니다. 참 씁쓸해요... 저희 시아버님은 얼마간의 돈을 가지고 계신데 그걸로 혼자 생활하고 계십니다.제가 그랬죠. 그돈이 다 떨어지면 어쩌냐고...걱정스럽게 물어보았더니 천연스럽게 너희들 신세좀 져야지 하시더라구요... 정말 가슴에 돌덩이 하나 얹고 삽니다. 저흰 남편혼자 벌어서 4식구가 삽니다.제가 몸이 약해 맞벌이도 못하고...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건 많아도 다 접어야 할 정도로 힘들게 삽니다...시동생은 저희보다 월급이 배는 많아요. 아직 아이도 없구요.그래서 둘이서만 여행도 하고 싶은 일도 다 하고 사는 것 같아요... 머리로는 그럴수도 있다. 세상의 일이 다 그렇치 해도 마음으로 정말 서운해요... 누구한테 서운하겠어요... 제 시아버님이지요...큰아들은 정말 힘들게 사는데 작은 아들은 아파트 산다고 돈 보태주고 저희한텐 은근히 생활비가 쪼달린다고 불평하십니다. 아버님이 한달에 쓰시는돈보다 작은돈으로 저희는 생활을 하는데...저희는 힘들어도 항상 저흰 잘지낸다고 불편함 없이 생활 잘한다고... 그런데 그걸 진짜로 믿으시는지...정말 옛날 속담이 뼈속 깊이 새겨집니다. 우는 아이에게 젖 더준다고...힘들다는 소리한번 없이 사니까 그런줄 아시나봐요...무늬만 맏며느리입니다 저는....